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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중국 성장세 더 둔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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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중국 성장세 더 둔화할 것”

입력
2019.06.23 15:41
수정
2019.06.23 19:09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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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성장률(단위: %) 자료=한국은행
중국 경제성장률(단위: %) 자료=한국은행

미중 무역분쟁이 이달 말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타결되지 않아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더욱 둔화할 것이란 한국은행 전망이 나왔다. 한은은 무역분쟁이 격화할 경우 중국의 올해 하반기 성장률이 20년 만에 최저 수준인 6.0%로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 '2019년 하반기 중국 경제 전망 주요 이슈'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중국 경제가 무역분쟁 심화, 내수 부진 등으로 성장률 둔화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미중 무역분쟁 촉발 시점인 지난해 1분기 6.8%였던 중국의 분기 성장률(전년동기 대비)은 2분기 6.7%, 3분기 6.5%, 4분기 6.4%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보고서는 올해 1분기 중국 성장률(6.4%)이 직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는 정부의 적극적 경기 부양책에 힘입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4월 이후에는 공업생산이 부진한 가운데 고정투자도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에서 무역분쟁 타격이 특히 심한 부문은 고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월 도시 신규취업자 수는 459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1만명)보다 12만명 감소했다. 4월 실업률(5.0%)은 전년동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반면, 25~59세 실업률(4.7%)은 0.3%포인트 상승해 주 노동연령대의 고용 사정이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무역분쟁으로 인한 수출 둔화로 수출제조업체들이 인력을 감원하거나 채용 계획을 미확정한 경우가 많다”며 “특히 올해 대학 졸업자 수(834만명)가 작년보다 14만명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대졸자 구직난이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의 최대 악재가 된 미중 무역분쟁에 대해 보고서는 “시장에서는 이달 말 개최되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28~29일)에서도 양국 무역협상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예측하고 있다”며 사태 장기화에 무게를 뒀다. 미국이 협상 일정과 무관하게 추가 관세 부가 계획을 강행하는 동시에 국내 기업의 화웨이 거래를 금지하며 전선을 넓히고 있고, 중국 또한 보복 조치로 대응하며 단기간에 타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보고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경기부양 정책 등으로 중국 성장세의 급격한 둔화 가능성은 낮다” 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이달 말 양국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이 예고한 대로 대중 수입품 전반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엔 중국의 하반기 성장률이 6.0%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 연간 성장률 기준으로 1990년(3.9%)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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