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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진이 보관하던 백석의 ‘사슴’ 원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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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진이 보관하던 백석의 ‘사슴’ 원본 공개

입력
2019.06.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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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유치환의 '청마시초'(1939), 이용악의 '낡은 집'(1938), 윤동주의 '하늘과바람과별과시'(1948). 박두진문학관 제공
왼쪽부터 유치환의 '청마시초'(1939), 이용악의 '낡은 집'(1938), 윤동주의 '하늘과바람과별과시'(1948). 박두진문학관 제공

“아배는 타관 가서 오지 않고 산(山)비탈 외따른 집에 엄매와 나와 단둘이서 누가 죽이는 듯이 무서운 밤 집 뒤로는 어느 산(山)골짜기에서 소를 잡아먹는 노나리꾼들이 도적놈들같이 쿵쿵거리며 다닌다”(시 ‘고야’ 일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중 한명인 백석의 시집 ‘사슴’에 실린 ‘고야’의 한 대목이다. ‘사슴’은 1936년 당시 백석이 100부 한정으로 직접 펴낸 것으로, 시인 생전에 나온 유일한 시집이기도 하다.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일부 보관돼 있긴 하지만 그간 대중이 원본을 만나기는 어려웠다.

‘사슴’을 비롯, 이용악이 일본 유학 시절 동경에서 출판해 국내에는 두 권 남아있는 ‘낡은집’(1938), 유치환의 ‘청마시초’(1939), 서정주의 ‘화사집’(1941), 윤동주의 ‘하늘과바람과별과시’(1948) 등 희귀 문학서적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박두진(왼쪽) 시인은 박목월ㆍ조지훈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활동하며 한국 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 시인이 소장해온 한국 근대문학사의 유산을 만날 수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ㆍ박두진문학관 제공
박두진(왼쪽) 시인은 박목월ㆍ조지훈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활동하며 한국 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 시인이 소장해온 한국 근대문학사의 유산을 만날 수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ㆍ박두진문학관 제공

경기 안성시 박두진 문학관은 28일부터 12월 31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시 ‘박두진 서재에서 찾은 문학유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1950년 이전 발간 단행본 문학서적 중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창작 시집과 소설집 32권을 선별해 소개하는 전시다. 모두 시인 박두진(1916~1998)의 서울 연희동 서재에 보관돼 있던 것들이다.

박두진은 박목월ㆍ조지훈과 함께 ‘청록파’로 활동한 대표적 근대시인 중 한 명이다. 6ㆍ25 전쟁 중에도 책을 짊어지고 피난을 다녔고, 그 결과 연희동 자택 서재에는 시대적 가치가 높은 다양한 문학 자료 2,000여권이 남았다. 1998년 시인이 타계한 이후 서재에 방치돼다 2018년 문학관 건립과 함께 빛을 보게 됐다.

전시에 소개되는 단행본 문학 자료는 192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우리 작가들이 우리글로 펴낸 창작 작품집이자 박두진이 시를 쓰고 문학을 공부할 때 직접 보던 책들이다. 특히 일제강점기에는 검열 문제로 작가가 직접 개인 출판을 한 경우가 많아 오늘날 구하기 어려운 책들이 많다. 전시는 단행본의 발견연대를 기준으로 1920년대, 1930년대, 광복 이후로 나뉘어 구성된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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