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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회동 내용보단 ‘만남 의미’ 부각 나선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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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회동 내용보단 ‘만남 의미’ 부각 나선 북한

입력
2019.07.01 17:43
수정
2019.07.01 20: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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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협상 복귀 명분 만들려 안간힘… 트럼프ㆍ김정은 대등관계 강조도

6월 30일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쪽 땅을 밟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6월 30일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쪽 땅을 밟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북한이 관영 매체들을 통해 6ㆍ30 북미 판문점 회동의 의미와 성사 배경을 부각하고 나섰다. 대미 협상 복귀 명분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1일 “김정은 동지께서 6월 30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의 제의에 따라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상봉을 하셨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조선중앙TV도 전날 회동을 다룬 16분 분량의 기록 영화를 방영했다.

보도에서 회동 내용은 간략하게 다뤄졌다. 매체들은 “조미(북미) 최고수뇌(정상)분들의 단독 환담과 회담이 진행됐다”고 공개한 뒤 두 정상이 “앞으로도 긴밀히 연계해나가며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와 조미 관계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나가기 위한 생산적인 대화들을 재개하고 적극 추진해나가기로 합의하셨다”고 보도했다. 이는 양측 정상 발언을 길게 소개한 과거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 때와 다른 태도다.

매체들은 대신 회동의 성사 경위와 역사적 의미, 북미 정상의 각별한 관계 등을 상세히 기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회에 비무장지대(DMZ)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고 김 위원장이 이를 수락했다며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6년 만에 조미 두 나라 최고수뇌분들께서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서 서로 손을 마주잡고 역사적인 악수를 하는 놀라운 현실이 펼쳐졌다”고 묘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안내로 잠시 월경한 상황에 대해서는 “미국 현직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영토를 밟는 역사적인 순간이 기록됐다”고 했다.

김 위원장 발언은 북미 정상 간 신뢰가 강조된 부분만 인용됐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훌륭한 친분 관계가 있었기에 단 하루 만에 오늘과 같은 극적인 만남이 성사될 수 있었다고 하시면서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훌륭한 관계는 남들이 예상 못하는 좋은 결과들을 계속 만들어낼 것이며 부닥치는 난관과 장애들을 극복하는 신비스러운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 띄우기’에는 친북 매체도 가세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판문점 상봉, 실현 요건은 조미 수뇌분의 친분 관계’ 제하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먼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것을 두고도 “‘진심 외교’의 표현”이라고 칭찬했다.

북측의 이런 반응은 절박함의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최근 북한 외무성의 공격적 발언도 협상 재개를 염두에 뒀을 공산이 크다”고 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미 간 비핵화 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만큼 남북 간 대화ㆍ협력의 동력을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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