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관련 발언에 웃음을 터트려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은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16일 “우려에도 불구하고 계속 강하게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어차피 이 다음에 한국당이 정권을 못 잡으면 이 나라가 망할 게 자명하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응원해달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전날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미경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전남도청 방문을 언급하면서 “댓글 중 눈에 띄는 글이 있어 소개한다. 어찌 보면 (이순신 장군보다) 문 대통령이 낫다더라. 세월호 한 척 가지고 이겼다”고 말했다. 그러자 민 대변인을 포함한 참석자 일부는 주변에 소리가 들릴 정도로 웃음을 터뜨렸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다른 정당들은 한국당의 발언을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이경 더불어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은 “연관성 없는 세월호를 들먹여 희생자들과 유가족의 아픔을 희화화했다”고 했고,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 대변인도 “세월호 망언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 망언인지 아닌지 의식도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민 의원이 공교롭게도 과거 세월호 참사 당일 당시 청와대 대변인으로 긴급 브리핑을 준비하면서 웃음을 보였던 점도 도마에 올렸다. 4ㆍ16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논평을 통해 “세월호 브리핑 때도 웃었던 민경욱과 오늘 최고의원 발언에 함께 웃었던 나경원, 한국당에게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의 비극은 그저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또 한번 확인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 측은 이에 대해 “웃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당은 정 최고위원의 발언이 ‘막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국당 미디어국은 15일 “정 최고위원의 세월호 발언은 막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한국당의 입장”이라며 “관련 보도 30여건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를 신청할 계획이다”고 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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