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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트럼프, 판문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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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트럼프, 판문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 약속”

입력
2019.07.16 21:42
수정
2019.07.16 22:3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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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무성 “폼페이오ㆍ리용호 배석 때 김정은에 구두약속” 첫 공개 

 내달 ‘19-2 연습’ 언급하며 약속 깰 땐 북미 실무협상 불참 시사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북미 회동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취소하겠다’는 구두 약속을 했다고 북한이 16일 주장했다. 북한은 미국이 정상간의 약속을 깨고 ‘19-2 동맹’ 연합위기관리연습을 강행하려 한다고 비판하면서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 19-2 동맹 훈련 여부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참여 여부를 연계했다. 북한 화법상 실무협상을 실제 깨겠다는 실질적 경고라기보다는 협상을 앞두고 기선을 잡으려는 제스처라는 해석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의제 조율을 비롯한 북미간 실무협상 준비가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방증일 공산도 크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판문점 조미(북미) 수뇌상봉을 계기로 조미 사이의 실무협상이 일정에 오르고 있는 때에 미국은 최고위급에서 한 공약을 어기고 남조선과 합동군사연습 '동맹 19-2'를 벌려놓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대변인은 “만일 그것이 현실화된다면 조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2 동맹’은 을지프리덤가디언을 대체하는 한미 연합 훈련으로, 8월 중 한국군 대장 주도로 실시될 예정이다.

외무성 대변인은 또 “미국의 차후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조미(북미) 실무협상 개최와 관련한 결심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혀 19-2 훈련을 북미 실무협상 참여 조건으로 내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 직후 “앞으로 2, 3주 내에 실무협상이 열릴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북한은 실무협상 일정과 장소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지 않아 논의가 공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배석한 자리에서였다는 구체적 정황까지 소개했다. 이어 “이것은 6ㆍ12조미공동성명의 기본정신에 대한 위반이며 우리에 대한 노골적인 압박”이라고 강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한미 훈련 중단을 재차 약속했는지에 대해 미국은 즉각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6ㆍ12 북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현 상황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훈련을 중단하면 엄청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서 훈련 중단을 깜짝 발표한 전례를 감안하면, 16일 외무성 대변인의 말이 사실일 수 있다.

한미는 지난해 이후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훈련의 강도를 대폭 줄였고, 올해 3월 훈련 폐지를 결정했다. 우리 외교부와 국방부는 공식 입장을 내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은 한미 양국의 합의로 종료된 바 있다”며 “올해 후반기에는 한미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검증을 위한 연습 시행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우려하는 대규모 공격형 훈련은 이미 중단했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이다.

북한이 실무협상에 대한 답변을 끌면서 한미 소규모 훈련을 카드로 들고 나온 것은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 실무협상이 진척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 내부 강경파를 달래기 위한 메시지일 수도 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실무협상이 늦어지는 원인을 미국에 돌리기 위한 의도이자, 협상이 지연되는 김에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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