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당 지금처럼 갈 수 없어… 대책 마련할 것”
주대환 전 위원장 사퇴 이후 활동이 중단된 혁신위원회 정상화를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이던 권성주 혁신위원이 22일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로서, 선배 정치인으로서 힘이 돼주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로 단식투쟁 11일째에 접어든 권 위원은 손학규 대표가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회의장 밖으로 나오려 하자 입구를 막아선 채 “저를 치고 가라. 부끄러운 줄 알면 저를 치고 가라”라고 했다. 권 위원과 혁신위원들은 지도부 재신임 여론조사를 포함한 혁신위 안건을 최고위에 상정하지 않는 데 반발하며 “왜 상정을 안하냐. 후배들 보기 부끄럽지 않냐”고 따져 물었다. 오 원내대표도 “당헌ㆍ당규를 위반하니까 대화가 안 되는 것 아니냐”고 거들었다. 손 대표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듣기만 했다.
손 대표 측근인 임재훈 사무총장 등은 수 차례 “길을 막지 말라”고 했으나 혁신위원들은 항의를 이어갔다. 대치가 길어지자 손 대표 등은 권 위원과 혁신위원들 사이로 빠져나가려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열흘 이상의 단식으로 체력이 떨어진 권 위원은 그대로 밀려 바닥에 쓰러졌다. 권 위원은 이후 한동안 바닥에 쓰러져 있다가 119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대치 과정을 지켜본 오 원내대표는 권 위원이 떠난 뒤 취재진에게 “당 지도부로서, 선배 정치인으로서 힘이 돼주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계속 울먹이며 “바른미래당은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유승민ㆍ안철수 두 분의 당 대표가 그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힘을 모아서 만든 정당이다. 손 대표 개인의 사당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을 새롭게 혁신하고 자강하기 위해 출범시킨 혁신위와 젊은 혁신위원들에게 너무 죄책감이 들고 힘들다”며 “당이 지금 같은 모습으로 계속 갈 수는 없다. 당의 여러 의원들, 지도부와 의논해서 향후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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