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태풍 ‘크로사’가 당초 예상보다 한반도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광복절인 15일 일본 열도를 지나 동해상으로 진출하는 크로사의 중심이 넓어지면서 동해안 외에도 부산ㆍ경남 해안 등에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독도에서 열리기로 했던 태권도 시범 등 광복절 기념행사도 기상악화로 취소됐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크로사는 이날 오전3시 현재 일본 가고시마(鹿兒島) 남동쪽 약 34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2㎞로 북북서진하고있다. 강도는 중심기압 970hPa, 최대풍속 시속 115㎞(초속 32m)로 중간 정도이며, 강풍반경 약 430㎞의 중형급 태풍이다.
기상청의 관측에 따르면 현재 태풍 하부의 중심(눈) 영역이 타원형태로 변하며 회전하고 있다. 태풍의 중심이 타원형의 장축으로 넓어짐에 따라 강풍영역과 강수영역 등 영향 반경도 확대될 예정이다. 따라서 당초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만 큰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부산이나 경남해안지역까지 태풍의 직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도 당초보다 더 커졌다. 강원 영동과 경상 해안지역은 14일 오후부터 16일 오전까지 시간당 20~50㎜의 매우 강한 비가 오겠다. 일부 지역에는 총 300㎜이상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 또한 동해안을 중심으로 최대 순간풍속 시속 72㎞ 이상의 강한 바람이 예상된다. 경북남부동해안과 경남해안에는 30~80㎜, 일부 지역은 120㎜ 이상의 많은 비가 오겠다. 경상 내륙과 중부지방ㆍ전북ㆍ서해5도는 20~60㎜, 제주도와 충남ㆍ전남은 5~40㎜의 비가 예상된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강원영동지역은 동풍이 강해지면서 높은 지형을 따라 수증기가 상승하는 효과까지 더해져 강한 비바람이 예상된다”며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태풍의 직격탄을 맞는 일본에는 16일까지 지역별로 최대 1,0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항공편이 결항되고 고속열차인 신칸센 운행편이 조정되는 등 산사태ㆍ홍수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일본 기상청도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초대형 태풍이 상륙해 동서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큰비와 함께 폭풍이 몰아치겠다”며 “안전 확보를 위해 조기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