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고 ‘파워히터’ 강현구(2년)가 호쾌한 홈런으로 비 내리는 하늘을 가르며 승리를 가져왔다.
강현구는 1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7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라온고와 2회전에 5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팀이 7-6으로 근소하게 앞선 5회말 무사 1루에서 상대 투수 이준재(3년)의 초구를 받아 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쐐기 2점포(비거리 105m)를 터뜨렸다.
강현구의 홈런으로 9-6으로 달아난 인천고는 계속된 1사 3루 기회에서 8번 최은수(2년)의 스퀴즈 번트로 10점째를 뽑으며 승부를 갈랐다. 이후 빗줄기가 굵어져 경기는 23분간 중단됐고 끝내 강우 콜드 게임(10-6)으로 끝났다.
키 186㎝, 몸무게 90㎏의 강현구는 장타력을 갖춰 2학년인데도 클린업 트리오에 포진했다. 장타를 위한 큰 스윙보다는 간결한 스윙과 노림수로 상대 투수를 공략하는 데도 비거리가 상당하다. 이날 첫 두 타석에서 결과는 좋지 않았다. 1회말 1사 2ㆍ3루 기회에서 1루 땅볼로 물러났고, 3회말 2사 3루에선 유격수 뜬 공으로 아웃 됐다. 득점권에서 거듭 침묵한 강현구는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마침내 시원한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올 시즌 자신의 네 번째 대포다.
강현구는 경기 후 “첫 두 타석에서 부진해 세 번째 타석 때는 주자를 진루시키자는 마음으로 집중했다”며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직구 하나를 노리고 갔는데, 잘 맞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해 초 야구가 잘 안 돼 그만둘까도 했지만 한번 후회 없이 해보자는 자세로 시즌을 준비했다”며 “운 좋게 나에게 기회가 주어졌고, 결과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메이저리그의 강타자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을 꼽은 강현구는 “공격과 수비, 주루가 완벽한 선수”라며 “나도 득점권에 잘 쳐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수비에 대해서도 “원래 외야수지만 팀 사정상 1루를 맡고 있다. 실책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 팀 성적이 안 좋은데, 봉황대기에서 4강을 목표로 달려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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