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대치 끝에 용의자 체포
미국 필라델피아 한 주택가에서 100여발의 총탄이 오가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관 6명에게 총상을 입히는 등 격렬하게 저항한 용의자는 경찰과 8시간 대치한 끝에 체포됐다.
로이터 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경찰은 14일(현지시간) 주택가인 나이스타운의 한 가정집에서 “마약 관련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신고 전화를 받았다. 현장에 경찰이 출동한 오후 4시30분쯤 가정집 건물에서 총성이 처음 울린 뒤 산발적인 총격이 계속됐다. 로이터 통신은 “용의자는 AK-47 계열의 반자동 소총과 권총 수 자루를 가지고 최소 100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6명이 다쳤고, 이 중 1명은 머리 부분에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아울러 총격 당시 2명의 경찰관과 3명의 시민이 수 시간 동안 집 안에 갇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특수기동대(SWAT)를 용의자 몰래 집 안에 투입해 이들을 구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시간 대치가 이어지면서 경찰 차량 50대 이상이 현장에 투입됐고 인근 템플대학 보건과학센터 캠퍼스에는 폐쇄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리처드 로스 필라델피아 경찰총장은 “(출동 직후) 계속 날아오는 총알을 피해 경찰관들이 창문을 넘어 대피했다”며 “(이 정도의 총격 사건에서) 사망자가 나오지 않은 것이 기적”이라고 말했다.
자정을 넘겨 15일 새벽 체포된 용의자는 모리스 힐(36)이라는 남성으로 밝혀졌다. 현지 매체인 필라델피아인콰이어러는 “힐은 총기와 마약, 폭행 관련 전과가 있다”고 전했다.
불과 이틀 전인 12일 캘리포니아에서는 고속도로를 운전하던 트럭 탑승자가 검문 중인 경찰관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크고 작은 총격 사건이 잇따르고 있으나 경찰관 6명이 부상을 입을 정도의 총격 사건이 발생한 것은 드물다. 부상을 입은 경찰관들이 입원한 병원을 방문한 짐 케니 필라델피아 시장은 “용의자가 그 정도 화력의 총기를 소지할 수 있었던 사실에 화가 난다”며 “우리는 사람들의 손에서 총을 거둬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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