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국축구의 미래로 평가 받았던 이승우(21ㆍ헬라스 베로나)가 혹독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이승우는 26일 발표된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 동안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꾸준히 받았던 이승우로선 충격적인 결과다. 그의 자리를 꿰찬 건 울산의 이동경(22)이다. 이동경은 두터운 스쿼드를 자랑하는 울산에서 올 시즌 18경기에 출전, 2골 2도움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첫 A대표팀 승격의 영광까지 안았다. 반면 이승우는 벤투 감독 아래서 출전 기회를 받아 A매치 5경기에 나섰지만 모두 교체 출전에 그쳤고, 아직 성인대표팀 데뷔골이 없을 만큼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소속팀 베로나에서의 분위기도 좋지 않다. 베로나는 이번 시즌 세리에A 승격에 성공하며 대대적으로 전력을 보강했지만, 이승우는 등번호 9번을 배정 받으며 중용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19일 코파 이탈리아(컵대회) 크레모네세와의 경기에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뛰지 못했고, 26일 볼로냐와의 리그 개막전 출전명단에선 아예 제외됐다. 근육에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심각한 부상이 아닌 가벼운 불편함을 동반한 피로로 알려졌다.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부임한 이반 유리치 감독의 구상에서 아예 제외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승우는 지난 2시즌간 리그 37경기에 출전, 2골 2도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공격포인트로 말하는 공격수로서 아쉬운 성적이다.
이승우에게 당장 필요한 건 유럽 5대 리그에 대한 집착보다 꾸준한 출전 기회 보장이다. 이승우는 최근 벨기에 신트트라위던(STVV)의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된 임대 제의를 한 차례 거절했다고 알려졌지만 이적의 문은 아직 열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현지매체 헬라스라이브는 27일 “이승우의 미래는 베로나와 멀어지고 있다”며 “유리치 감독 하에서는 출전 시간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민하고 있다. 다시 오퍼가 온다면 바로 새 구단으로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STVV는 K리그 인천에서 뛰었던 베트남 출신 스타 응우옌 콩푸엉(24)이 몸담고 있는 구단이다. 지난 2017년 일본 콘텐츠 유통회사 DMM이 지분 100%을 매입, 일본 선수의 유럽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선수 6명이 STVV에서의 활약을 통해 다른 유럽 리그로 재이적에 성공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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