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 대응ㆍ위기지역 지원ㆍ복지 비용 부족액 충당
정부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4,000억원대 ‘예비비’를 풀기로 했다. 고용ㆍ산업위기지역 지원과 일본 수출규제 대응, 복지 분야 지원을 위해 올해 예비용 예산까지 대거 방출하는 셈이다.
정부는 10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2019년도 일반회계 목적예비비 지출안’을 확정했다. 이번에 집행되는 예비비는 10여개 부처ㆍ기관 소관 사업에 약 4,2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앞서 올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푼 900억원보다 4.7배 많은 액수다.
이번 예산의 출처는 올해 1조8,000억원 규모로 편성해 놓은 목적예비비다. 올해 예산총칙 상 목적예비비는 △재해대책비 △인건비 △환율변동으로 인한 원화부족액 보전 경비 △의무지출의 전년도 미지급금 및 당해연도 지급 부족액 △지역혁신성장사업 및 지역전략산업 재정지원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및 업종에 대한 재정지원 등에만 쓸 수 있다. 최근에는 여기에 일본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 조치 대응 목적도 추가됐다.
이번 예비비의 용도는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용ㆍ산업위기지역 지원과 수출규제 대응에 필요한 소재ㆍ부품ㆍ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 사회복지 분야 의무지출 부족분 지원 등이다.
우선 소재ㆍ부품ㆍ장비 국산화 등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대응에 500억원 안팎이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산업의 연구개발(R&D)에 주로 투입되지만, 시제품 테스트 등에도 일부 사용될 예정이다.
군산, 통영, 고성, 거제, 창원, 울산 동구, 목포ㆍ영암ㆍ해남(공동지정) 등 산업ㆍ고용위기지역 7곳에는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산림청 등 다양한 부처가 참여, 약 9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위기 지역의 도로, 문화ㆍ체육 인프라 구축 사업, 상ㆍ하수도 정비 사업 등에 예비비가 쓰일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 등의 소관 사업인 사회복지 분야에도 2,800억원 가량의 예비비가 책정됐다.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 한부모자녀 양육비 등 복지 분야 의무지출에 올해 책정된 예산이 이미 소진된 만큼 부족액을 목적예비비로 보전한다는 취지다. 정부 관계자는 “복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애초 예상보다 지출이 커진 부분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제13호 태풍 ‘링링’의 피해 지원과 관련, 정부는 피해조사 및 복구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부처별 재난대책비를 신속히 집행하고 예산 부족 시 목적예비비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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