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향 건대 수의학과 교수 “바이러스 4개월간 생존”
“파주, 연천 비무장지대 인근 야생 멧돼지 포획해 조사해야”
돼지에게 치명적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김포에서도 접수돼 양돈농가 및 관련 업체와 방역당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경기 파주, 연천에 이어 추가로 확산될 경우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살처분 후 침출수 관리와 북한 접경지역 멧돼지 포획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정향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23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부패된 혈액에서도 4개월간, 냉장 온도에서는 1년 이상 생존이 가능하다”면서 “살처분 후 혈액이 오염된 침출수의 농장 유입을 철저하게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침출수가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면 대량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서 교수는 “유럽 다뉴브강 주변 국가에서 강물 오염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사례가 보고된 논문도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철저한 역학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접경지역에서 발병이 확인됨에 따라 북한에 만연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야생 멧돼지를 통해 파주, 연천으로 번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아프리카 지역을 제외한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입 경로는 축산물 불법 유통과 야생 멧돼지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다. 서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축산물 불법 유통은 아닌 것이 확실한 거 같다. 그렇다면 야생 멧돼지 이동에 대한 부분을 좀더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발병지인 파주, 연천 및 비무장지대 근처 야생 멧돼지부터라도 포획을 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심지어 야생 멧돼지에 붙어 있는 진드기까지 철저하게 정부 부처에서 (조사하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포획 과정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 혈액이 주변을 오염시킬 수도 있다. 서 교수는 이에 동의하면서 “행동지침 가이드라인도 정부에서 생각해야 한다. 유럽은 이런 것을 배제하기 위해 전문 사냥업체에서 야생 멧돼지 포획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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