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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검찰 도저히 못 참겠다”…서초동 다시 밝힌 ‘조국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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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검찰 도저히 못 참겠다”…서초동 다시 밝힌 ‘조국 촛불’

입력
2019.10.05 20:51
수정
2019.10.0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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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54)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 행태를 규탄하고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5일 또 한 번 서초동을 붉은 촛불로 물들였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16일부터 21일까지 매일 집회를 진행했던 이들은 지난주부터 평일에 집회를 열지 않고 주말에만 집회를 이어갔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참가자들은 일대 차도를 가득 메우고 “검찰개혁 이뤄내자” “사법개혁 쟁취하자” “민주주의 지켜내자” 등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이어 대규모 인파가 몰렸다. 이날 집회 시작 시간 보다 훨씬 이른 오전 8시부터 서초동은’ ‘조국 수호’ 노란 손 팻말을 든 시민들로 북적이기 시작하더니 본 집회 3시간 전부터는 대검찰청 앞 왕복 8차선 도로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해가 지면서 일대는 금빛 촛불 파도로 출렁거렸고, 도로에서 삐져 나온 사람들은 인도를 따라 설치된 폴리스라인에 매달려 무대를 바라봐야 했다. 참가자들은 서초역을 중심으로 남북으로는 반포대로 교대입구 삼거리~서초경찰서 8차선, 동서로는 교대역~대법원 앞 10차선 총 2㎞ 구간을 가득 채웠다.

[저작권 한국일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집회'가 열리고 있다. 배우한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집회'가 열리고 있다. 배우한 기자

본 집회가 시작되자 집회 참가자들은 주최측의 선창에 따라 “우리가 조국이다” “조국수호 검찰개혁” “정치검찰 물러나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설치하라”를 비롯한 구호를 크게 외쳤다. 서울대학교 민주동우회 회원들은 무대에 올라 “민주정부가 들어서니까 사냥개 검찰들이 자기들 왕국을 만들려고 대통령의 정당한 인사권을 깔아뭉개려 들고, 무소불위 권력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며 “그런데 검찰의 헛된 욕망은 자유한국당과 수구 언론에게 이용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국내ㆍ해외교수 연구자 모임’ 원동욱 동아대 교수는 “부산에서 시작해 해외까지 총 7,732명이 검찰개혁 시국선언에 서명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주최 측은 앞면엔 태극문양이, 뒷면엔 태극기의 건곤감리가 인쇄된 피켓을 참가자들에게 나눠줬다. 사전집회에서는 대형 태극기를 시민들이 누에다리에서부터 무대 앞까지 이동시켰다가 다시 원 위치시키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시민연대 관계자는 “자유한국당과 광화문(집회)의 태극기가 태극기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며 “그 본질을 찾고자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 연령과 출신 지역은 다양했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대학생 딸과 함께나왔다는 양란이(50)씨는 “검찰이 조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것을 보고 집회에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검찰 권력이 도를 지나쳤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전북 전주시에서 온 김민희(51)씨는 “일개 시민들이 한 명 한 명 회비 모아가면서 이 집회를 위해서 전북에서 올라왔다”며 “정치색이 아니라 정의를 추구하러 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 한국일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집회'가 열리고 있다. 배우한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집회'가 열리고 있다. 배우한 기자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이지연(50)씨는 “이번 사태를 보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남편과 함께 초등학생 아들, 딸 손을 잡고 나왔다”며 “검찰이 얼마나 썩었는지 얘기는 없고, 너무 조국 먼지 털기 식으로 보내버리는 듯한 분위기를 참을 수 없어 나왔다”라고 말했다. 발언대에 선 서기호 변호사는 “정치검찰이 검찰개혁을 막으려는 의도 하에 (조 장관) 가족 인질극 수사, 편파 수사를 벌이고 있고 피의사실을 유출해 망신주기 수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그때처럼 만들려고 한다”며 “(지난 주말) 검찰 개혁하라고 외치니까 이번 주에서야 비로소 뭔가 하는 척 하고 있지만 정치검찰은 소나기를 피해가려만 하지 진정한 개혁 의지는 없다”고 주장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집회'가 열리고 있다. 배우한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집회'가 열리고 있다. 배우한 기자

집회 막바지 참가자들은 대검찰청을 향해 초록색 레이저를 쏘며 “검찰 개혁” “조국 수호” “정치검찰 물러나라” "촛불이 이긴다"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집회는 오후 9시20분쯤 완전히 종료됐다.

한편,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보수 단체의 ‘맞불 집회’도 낮 12시 30분부터 인근에서 벌어졌다. 우리공화당은 범국민시민연대와 경찰 안전펜스를 사이에 두고 제148차 태극기집회를 열었다. 우리공화당 측 집회 참가자들은 "조국 구속", "검찰 정의", "문재인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깨 수술을 받고 입원해 있는 가톨릭대학서울성모병원 방향으로 행진했다. 양측 집회 참가자들은 서초경찰서 인근에서 경찰 펜스를 사이에 두고 서로 욕설을 벌이기도 했으나 큰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다.

경찰은 이날 집회를 위해 서초역 사거리에서부터 가톨릭대학교서울성모병원까지 양방향 8개 차로를 모두 통제했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80개 중대 총 5,000여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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