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검열 풍자했다가 인터넷서 ‘금지’ 당하자
“우리도 자유ㆍ민주주의보다 돈을 사랑한다” 응수
“위대한 중국 공산당 만세! 올해는 풍년이길 바라요! 이제 괜찮은 거죠, 중국 분들?"
욕설과 폭력, 음담패설이 난무하는 거침없는 사회풍자로 유명한 미국의 코미디 만화영화 ‘사우스 파크’ 제작진이 7일(현지시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중국을 향한 사과문이다. 사우스 파크는 최근 화에서 미국 할리우드나 디즈니 영화에 대한 중국 당국의 검열을 조롱했다가 중국 인터넷에서 관련 영상이 삭제되는 등 금지령이 내려졌다.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날 사우스 파크가 제작자인 트레이 파커와 맷 스톤의 명의로 이 같은 내용의 글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공식 사과문’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또 한 번의 조롱에 가깝다. 사우스 파크 측은 “미국프로농구(NBA)처럼, 우리도 우리의 집안과 마음 속에 중국의 검열이 들어오는 것을 환영한다”며 “우리도 자유와 민주주의보다는 돈을 더 사랑한다”고 했다. 이는 NBA의 유명 구단인 휴스턴 로키츠의 단장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가 중국의 항의로 이를 사과한 사건을 비꼰 발언이다.
중국의 반발을 산 문제의 작품은 최근 방송된 사우스 파크 시즌23의 제2화다. 해당 회차는 미국 영화들이 중국을 염두에 두고 그들의 입맛 맞추기에 급급한 현상을 비판했다. 대마초 사업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갔다가 강제수용소에 갇힌 등장 인물이 ‘곰돌이 푸’를 만나는 장면도 있다. 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닮았다는 이유로 그를 희화화 할 때 쓰이면서 중국에서는 지난해 관련 영화 상영이 금지되기도 했을 정도로 중국 당국이 꺼리는 캐릭터다. 제작진은 사과문에서도 “시진핑은 전혀 곰돌이 푸와 닮지 않았다”고 조롱을 이어갔다.
할리우드 리포트는 같은날 “이 에피소드가 공개된 이후 중국의 인터넷에서 사우스 파크가 금지됐고, 방송사인 코미디 센트럴의 다른 만화영화에 대한 게시글도 모두 삭제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인터넷에서 ‘사우스 파크(南方公園)’를 검색하면 관련 내용이 없거나 접속이 불가능하다고 뜬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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