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ㆍ비핵화 언급은 없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의 ‘종합 종자 연구개발 기지’로 알려진 농장을 방문하며 한 달 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했다. 태풍과 가뭄에 따른 식량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먹거리 문제를 직접 챙기고 당장 북미 협상에 연연하기보다 경제 발전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9일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제810군부대 산하 1116호 농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1면 전체를 현지 지도 사진(17장)으로 구성했다. 김 위원장은 이 농장을 2013년 처음 방문했고, 2015년부터 해마다 방문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쏟아왔다. 농장 방문은 8일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등장한 것은 지난달 10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을 지도한 이후 27일 만이다. 또 이달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 첫 공개 행보이기도 하다.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농장 곳곳을 돌아보며 “농업과학연구부문에 대한 인적ㆍ물적 지원 강화”, “불리한 환경과 병해충에 잘 견디는 농작물 육종”, “새 품종에 대한 보급사업 개선”, “생산량을 높일 수 있는 영농방법 연구” 등을 당부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세계적 수준의 우량 품종들을 더 많이 육종 개발함으로써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푸는 데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의 올해 농작물 수확량이 기상 여파로 인해 최근 5년 사이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실무협상이나 비핵화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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