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원주 DB가 일라이저 토마스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치나누 오누아쿠(23ㆍ208㎝)가 화제를 모았다.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처럼 자유투를 구사하는 선수였다. 두 손으로 가랑이 사이에 공을 두었다가 위로 퍼올리며 슈팅을 하는 이른바 언더핸드 자유투다. 이는 미국프로농구(NBA) 명예의 전당에 오른 릭 배리의 실제 자유투 자세에서 착안한 것이다. 고교 시절까지 일반적인 폼으로 자유투를 했던 오누아쿠는 루이빌대 1학년 때 자유투 성공률이 46.7%에 그치자 자세를 교정했다. 2016년 NBA 신인드래프트 전체 37순위로 휴스턴 로키츠에 지명됐던 선수다. 지난 시즌에는 NBA 하부리그인 G리그에서 평균 13.9득점 12.5리바운드를 기록했는데 ‘강백호 자유투’ 성공률 64.4%로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KBL(한국농구연맹) 무대에서도 첫 선을 보였다. 오누아쿠는 9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2019~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36-24로 앞선 2쿼터 종료 5분 53초 전 상대의 팀 파울로 자유투 2개를 얻었다. 그는 예상대로 두 손으로 잡은 공을 가랑이 사이에 둔 채 숨을 고르곤 위로 퍼 올리듯이 림을 향해 공을 던졌다. 2개를 깔끔하게 모두 성공하는 등 이날 얻은 8개의 자유투 중 6개를 이 자세로 성공했다. 한국 무대 데뷔전이었던 지난 6일 전주 KCC와 홈 개막전에선 자유투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오누아쿠가 자유투를 던지고 성공할 때마다 신기한 광경에 관중들의 탄성이 쏟아졌다.
오누아쿠는 기량도 합격점을 받았다. 김종규와 함께 팀 내 최다인 18점(6리바운드)을 올리며 DB의 86-81 승리에 앞장섰다. DB는 개막 2연승을 달렸고, KGC인삼공사는 2연승 후 첫 패를 당했다. DB는 4쿼터 중반 74-74로 맞선 상황에서 오누아쿠가 자유투 4개 중 2개를 넣고 김민구의 3점슛이 터져 79-74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서울 SK는 창원 LG와의 원정경기에서 105-76으로 완승했다. 개막전에서 KCC에 일격을 당했던 SK는 이후 2연승을 거뒀다. LG는 개막 3연패에 빠졌다. 자밀 워니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9점을 넣고 리바운드 10개에 어시스트 4개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김선형(17점), 최준용(14점), 최성원(13점), 안영준(12점), 에런 헤인즈(10점) 등 6명이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전주 KCC는 서울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92-79로 이겼다. 3쿼터 한 때 18점 차까지 앞서다가 4쿼터 중반 여섯 점 차까지 쫓기기도 했지만 정창용의 연이은 3점슛 등으로 삼성의 추격을 뿌리쳤다. KCC는 2승 1패, 삼성은 1승 2패가 됐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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