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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회장 “산은-수은 합병, 민간 차원에서 논의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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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회장 “산은-수은 합병, 민간 차원에서 논의되길”

입력
2019.10.14 14:06
수정
2019.10.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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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14일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산은-수출입은행 합병 제안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발언 당사자인 이 회장은 “두 은행 합병에 대해 민간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견을 전제로 했던 산은과 수은 통합 논의는 접은 것인가”라는 질문에 “주무 부처에서 의사가 없다고 했으니 접을 수 밖에 없지만, 민간에서 더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0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사견을 전제로 “정책금융이 여러 기관에 분산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산은과 수은의 합병을 정부에 공식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같은 달 16일 “그분(이 회장)이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더 이상 논란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제안을 사실상 일축했다. 이 회장은 “두 은행 합병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느냐”는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의에 “기자간담회 이후 당국에서 당분간 검토할 부분이 없다고 했기 때문에 (건의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그러나 산은-수은 합병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각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 경쟁 차원에서 성장성 있는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대출이 진행 중이지만, 우리 정책금융기관은 거액 지원이 잘 안 되기에 조금 집중해서 선별적으로 하는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일반적인 B2C(기업-소비자 간) 투자는 많지만 B2B(기업 간) 투자가 부진한 상황이라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책금융은 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이 회장의 처신을 문제 삼았다. 자유한국당은 “기자간담회에서 사견을 전제하며 얘기하는 게 바로 공직을 이용하는 것”(김진태 의원), “공직자 언행이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 곱씹어 보게 한다. 정권 내 주요 포스트에서 일하는 신분인 점을 생각하면 신중해야 한다. 이 정권의 유체이탈 (화법이) 너무 심각하다”(김선동 의원), “자리의 엄중함이나 처신의 진중함에서 사견은 최소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김성원 의원)며 이 회장을 몰아세웠다.

그러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고민 속에서 발전 방안을 갖고 사견을 전제로 얘기한 것으로, 정부 기관과의 논의도 나쁘지 않다”(김병욱 의원)며 이 회장을 엄호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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