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2017년 이후 국내에서만 26차례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삼성SDI의 ESS 화재는 이 중 9건뿐이지만, 잇따른 화재 사건으로 위기를 맞은 국내 ESS 산업 생태계를 일으켜 세우기 위한 ‘선제 대응’ 차원의 대책이다.
삼성SDI는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설명회를 열고 이달 말까지 완료되는 ESS 시설의 3중 안전장치 및 충격감지센서 구축에 이어 화재 확산 차단용 특수 소화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특수 소화시스템은 신규 판매하는 배터리 시스템에 탑재하는 것은 물론, 현재 삼성SDI 배터리 셀과 모듈이 들어가 있는 전국 1,000여개 ESS 사업장에도 모두 설치할 예정이다. 1,500억~2,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은 삼성SDI에서 자체 부담한다.
삼성SDI가 개발한 특수 소화시스템은 모듈(배터리 셀 24개가 들어간 장비) 내부가 특정 온도에 도달하면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진압에 가장 효과가 좋은 약품이 자동으로 분사된다. 셀 양쪽에 열 차단제를 넣어 화재가 발생한 셀 주변 최고 온도가 150도를 넘지 않도록 했다. 권영노 삼성SDI 경영지원실장은 “차단제가 없을 때는 주변 온도가 섭씨 500도 이상 올라간다”며 “새 시스템에서는 약 10분 정도 배터리 셀 자체 에너지를 손실하고 나면 불이 꺼지고, 불에 탄 셀을 제외한 나머지는 정상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큰 화재로 번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이번 특수 소화시스템 도입으로 기존과 같은 ESS 화재를 근절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영호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장은 “비록 삼성SDI 배터리 자체에는 결함이 없는 것으로 나왔지만, 국내 운영 환경을 고려할 때 고강도 대책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이번 조치를 통해 ESS 안전에 대한 우려가 조금이나마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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