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직접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했다. 지난해 12월 첫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이후 두 번째이다. ‘조국 사태’를 마무리하고 이제는 민생 경제 회복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그만큼 현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지난 4월보다 0.6%P나 낮췄고,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 평균도 1% 후반까지 떨어진 상태이다. 다행히 지난달 고용률은 2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회복 기미를 보였다. 하지만 경제의 핵심인 제조업의 취업자 감소세는 여전하고 30ㆍ40대의 고용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제장관회의에서 “서민용 주택 공급을 앞당기고, 광역 교통망을 조기 착공해야 할 것이며, 교육ㆍ복지ㆍ문화 인프라 구축과 노후 사회간접자본(SOC) 개선 등 생활 SOC 투자에 속도를 낼 것”을 지시했다. 이어 “경기가 어려울 때 재정 지출을 확대해 경기를 보강하고 경제에 힘을 불어넣는 것은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집권 초 토건 사업을 통한 경기 부양을 지양하겠다던 자세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자 올해 들어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 1월 24조원 규모의 지역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 SOC 투자를 늘린 데 이어, 4월에는 2020년부터 3년간 체육시설 같은 ‘생활 SOC’ 확충에 48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문 대통령 지시는 이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라는 것이다. 정부 경제사령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미국 뉴욕에서 해외 주요 투자자를 상대로 한국 경제 상황과 전망을 설명하며 경제 살리기에 보조를 맞췄다.
대통령이 직접 경제 챙기기에 나선 만큼 조속한 기한 내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SOC 투자 독려만으로는 부족하고 지지부진한 규제 완화나 52시간제 보완책 등 세심한 부분의 성과를 꼼꼼히 챙기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자리 현황판을 집무실에 배치했던 집권 초의 의지를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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