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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가야리 유적’ 국가사적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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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가야리 유적’ 국가사적 지정

입력
2019.10.21 10:29
수정
2019.10.2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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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5세기 조성, 6세기 멸망 때까지

잔존상태 좋아 고대 가야 중심지 모습

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 전경. 경남도 제공
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 전경. 경남도 제공

경남도는 함안군 가야읍 ‘함안 가야리 유적’이 문화재청의 최종 심의를 통과해 21일 사적 제554호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가야시대 지배층의 생활유적으로, 남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신음천과 광정천이 합류하는 일대의 작은 구릉(해발 45~54m)에 위치해 있다.

최근 발굴조사 결과 구릉 북쪽 가장자리에서 흙을 쌓아 만든 토성(土城)과 바닥을 땅 위나 물 위에 높게 지은 고상건물(高床建物), 망루(望樓) 등이 확인됐으며, 아라가야 전성기인 5세기에 조성돼 6세기 멸망 때까지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유적은 조선시대 함안지리지 함주지(咸州誌ㆍ1587년 편찬) 등 각종 고문헌에 ‘가야국의 옛 도읍터(伽倻國舊基)’ 또는 ‘옛 나라의 터(古國墟, 古國遺址)’로 기록돼 있으며, 남문외(南門外) 등 왕성, 왕궁 관련 지명이 아직 남아 있어 그 동안 ‘아라가야 왕궁지’로 전해져 온 곳이다.

또 주변으로 아라가야 최대 고분군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과 남문외 고분군(경남도 기념물 제226호), 가야 최대 규모 굴립주건물(掘立柱建物ㆍ기둥을 세워 만든 건물 )인 ‘당산유적’ 등 주요 가야유적들이 불과 1㎞ 남짓에 분포, 가야읍 일대가 아라가야의 왕도(王都)였음을 잘 보여준다.

이 유적은 그 동안 지표조사만 수 차례 해왔으나 지난해 4월 경작지 조성 중 토(土)성벽 일부가 우연히 발견되면서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 의해 발굴조사가 실시됐다. 조사결과 대규모 토목공사로 축조된 토성과 목책, 건물지 등이 확인됐으며, 특히 건물지 안에서 쇠화살촉과 작은 칼, 쇠도끼, 비늘갑옷 등이 출토돼 이곳이 군사적 성격의 시설임이 밝혀졌다.

유적은 잔존상태가 좋을 뿐만 아니라 주변 유적과 연계된 경관이 잘 보존돼 고대 가야 중심지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 받았다. 현재 발굴구간은 주요시설(왕궁)을 보호하기 위한 성곽과 군사시설의 일부로, 향후 연차적인 학술발굴조사와 심화연구를 통해 아라가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재조명함으로써 가야사 복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한편 경남도는 지난해부터 도내 주요 가야유적의 국가사적 지정을 위해 지표, 발굴 등 학술조사는 물론 학술대회, 사적 신청보고서 작성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원지리 고분군, 함안 남문외 고분군, 창녕 영산고분군, 합천 삼가고분군, 합천 성산토성 등 도내 주요 가야유적의 국가사적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류명현 경남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번 국가사적 지정은 가야사 연구복원이 국정과제로 채택된 이래 창녕 계성고분군(사적 제547호, 2019년 2월 지정)에 이은 두 번째의 쾌거”라며 “아직도 경남에는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가야유적들(비지정 501곳)이 많아 앞으로 철저히 조사해 더 많은 유적들을 국가사적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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