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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감원장 “DLF는 도박… 금융사에 책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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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감원장 “DLF는 도박… 금융사에 책임 있다”

입력
2019.10.21 18:11
수정
2019.10.22 00:3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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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출석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100% 배상 결정 나면 따르겠다”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윤석헌(왼쪽) 금융감독원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은성수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윤석헌(왼쪽) 금융감독원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은성수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를 불러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ㆍDLS)에 대해 “금융회사가 일종의 갬블(gambleㆍ도박) 상품을 만든 것으로, 금융사에 더 중요한 책임이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증인으로 출석한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은 ‘100% 배상 용의’까지 내비치며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DLF 사태는 고위험상품을 불완전 판매한 것”이라는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국가 경제에 도움 될 게 없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DLF는) 기초자산인 독일 국채금리 등이 얼마 밑으로 떨어지면 투자자가 손실, 올라가면 수익을 얻는 것”이라며 “금융 활동으로 국가 경제에 도움 되는 것이 하나도 없기에, 따지고 보면 괜한 일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독일 국채금리 등락에 따라 투자수익률이 결정되는 DLF는 실물 경제와는 전혀 관계 없는 상품이라는 얘기다.

윤 원장은 이어 “투자자가 자기 책임하에 투자했다고 해도, 더 중요한 책임이 (도박 상품을 만든) 금융사에 있다”며 “금융사가 어느 정도 배상해야 하고, 소비자보호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원장의 이 같은 인식은 DLF 관련 분쟁조정위원회 절차 개시를 앞두고 있는 우리ㆍ하나은행 등 금융사에게는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은 “만약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손실액을 100% 배상하라고 하면 그렇게 하겠냐”(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는 질의에 “결정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하나은행이 DLF 관련 전수조사와 손해배상 검토 자료를 지성규 행장의 지시로 만들었으나 이를 금감원 조사를 앞두고 숨기고 삭제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동성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이날 “현장검사 전에 하나은행이 DLF 실태를 1차와 2차로 전수조사했고, 금감원이 검사에서 해당 파일을 발견하기 전까지 고의로 은닉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지성규 행장이 지시해 작성한 불완전판매 관련 자료가 포함돼 있다”고도 했다. 그는 또 “그(전수조사) 목적 자체가 손해배상을 위해서였던 걸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 자료가 손해배상 문제와 관련된 중요한 내부 자료”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과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료 삭제 관련 사실 관계를 집중 추궁하는 질의에 대해 금감원이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지만, 함 부회장은 “자료 삭제 내용이나 지시 여부 등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함 부회장은 DLF 사태와 관련해 “결코 자리에 연연하거나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책임질 일이 있으면 지겠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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