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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바꾼 넷플릭스… 영화 ‘더 킹’ 극장서 먼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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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바꾼 넷플릭스… 영화 ‘더 킹’ 극장서 먼저 공개

입력
2019.10.24 17:13
수정
2019.10.24 19:35
24면
0 0

온라인ㆍ극장 동시공개 정책 수정

“개봉일 협의 안해” 극장 불만 여전

CGVㆍ롯데와는 타협점 못 찾아

국내 처음으로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넷플릭스 영화 ‘더 킹: 헨리 5세’. 넷플릭스 제공
국내 처음으로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넷플릭스 영화 ‘더 킹: 헨리 5세’. 넷플릭스 제공

세계 최대 동영상스트리밍업체(OTT)인 넷플릭스의 영화가 마침내 멀티플렉스 체인에 입성했다. 23일부터 메가박스 전국 80여개 지점에서 넷플릭스 신작 ‘더 킹: 헨리 5세’가 상영되고 있다. 멀티플렉스 체인이 넷플릭스 영화에 빗장을 푼 건 처음이다. 앞서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7)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2018)는 3대 멀티플렉스 체인(CGVㆍ롯데시네마ㆍ메가박스)의 상영 거부로 개인 극장에서만 개봉했다. ‘더 킹: 헨리 5세’를 계기로 멀티플렉스 체인과 넷플릭스가 상호 협력 관계에 물꼬를 트게 될지, 아니면 1회성 이벤트로 그칠지, 영화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온라인ㆍ극장 동시 공개 정책을 고수하며 멀티플렉스 체인과 갈등을 빚어 왔다. ‘옥자’는 넷플릭스와 극장에서 같은 날 공개됐고, ‘로마’는 넷플릭스보다 고작 2일 먼저 극장에 걸렸다. 멀티플렉스 체인은 충분한 상영 기간 보장을 요구해 왔다. ‘더 킹: 헨리 5세’는 극장에서 9일간 상영된 뒤 다음달 1일 넷플릭스에 풀린다. 넷플릭스의 극장 개봉 전략 변화가 멀티플렉스 체인의 유화적인 태도를 끌어 낸 셈이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영화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측면과, OTT 콘텐츠를 대형 스크린에서 관람하기를 원하는 관객 수요를 복합적으로 고려해 극장 편성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11, 12월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의 ‘아이리시맨’과 ‘결혼 이야기’ ‘두 교황’도 메가박스 개봉을 논의 중이다.

CGV와 롯데시네마는 이번에도 넷플릭스와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CGV 관계자는 “배급사들이 영화 개봉일을 정할 때 스크린 상황과 경쟁작 개봉 현황 등을 고려하며 극장과 협의를 거치는데, 넷플릭스는 그런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개봉일을 통보한다”며 “넷플릭스 영화가 갑자기 투입됐을 때 기존 영화들의 개봉 전략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더 킹: 헨리 5세’도 메가박스 상영 여부를 협의하는 기간이 상당히 짧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멀티플렉스 체인들이 넷플릭스에 완전히 배타적인 건 아니다. CGV 관계자는 “좋은 콘텐츠를 관객에게 선보이는 건 극장의 의무이기도 하다”며 “넷플릭스가 국내 영화업계의 원칙을 존중해 준다면 극장과 OTT의 공존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신작 ‘아이리시맨’은 11월 20일 극장 개봉한 뒤 27일 넷플릭스로 공개된다. 넷플릭스 제공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신작 ‘아이리시맨’은 11월 20일 극장 개봉한 뒤 27일 넷플릭스로 공개된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도 OTT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현지화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마블 영화와 픽사 애니메이션 등 디즈니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OTT 디즈니플러스가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고, 국내에서도 토종 OTT 웨이브가 출범 첫 달(9월) 사용자수 264만명을 기록하며 넷플릭스(217만명)를 제쳤다는 조사 결과(모바일 빅데이터업체 아이지에이웍스)가 나오기도 했다. 극장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극장에서 인기 있는 영화가 온라인 시장에서도 선호도가 높다”며 “넷플릭스가 극장을 통해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스크린에서 영화를 본 뒤 OTT로 다시 관람하거나, 그 반대로 OTT에서 먼저 본 뒤 스크린에서 재관람하는 방식으로 ‘N차 관람’이 일어날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OTT에서 인기를 끈 뒤 극장 전편 상영회로 이어진 왓챠플레이 드라마 시리즈 ‘체르노빌’처럼 멀티플렉스와 OTT가 협력한다면 플랫폼 확장성 측면에서 상호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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