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남(61) 주아세안(ASEAN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 대한민국대표부 대사가 24일 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외신 기자들과 만나 신(新)남방 정책과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각종 현안을 설명했다. 예민한 질문이 더러 있었지만 임 대사는 막힘 없이 차분하고 노련하게 대처했다.
임 대사는 주제 강연에서 “지난해 한ㆍ아세안 양방향 교역금액 1,600억달러 돌파, 여행객 1,100만명이란 통계는 평균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세안이 훨씬 가까이 다가왔다는 걸 보여준다”라며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4대 강국에 집중됐던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 신남방 정책”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신남방 정책의 정점은 다음달 25~26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임 대사는 질의응답에서 한국과 아세안이 공존하는 미래에 힘을 실었다. 그는 “일본 중국과 달리 식민 지배라는 역사적 경험을 아세안과 공유하고 있는 한국이 저개발 국가에서 단계별로 경제 발전을 이룬 비결, 특히 우리의 강점인 인적 자원 개발 부분을 나누고 싶다”라며 “(땅이) 중국처럼 크지 않고, 경제도 일본처럼 크지 않지만 아세안의 진정한 친구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산 방문 가능성에 대해 “창이 완전히 열리지도, 완전히 닫히지도 않았다”는 비유를 들며, 대사 취임 인터뷰(5월) 때 밝힌 원론적인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러면서 “정상회의까지 아직 한 달이 남았다, 한 달은 외교에서 긴 시간”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어 “김 위원장이 부산에 온다면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에 매우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콕포스트 인터뷰 내용을 인용했다.
임 대사는 한일 문제 관련 질문엔 “양국 총리가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눴다. 지금처럼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한일 관계가 아세안+3(한국 중국 일본)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남중국해 문제는 한국에도 중요한 만큼, 국제법에 따라 해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모임에는 일본 요미우리신문을 비롯해 외신 기자 20여명이 참석했다.
자카르타=글ㆍ사진 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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