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 개막될 무렵, 많은 팬들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아트라스BX 모터스포츠’가 선두에 서고 그 뒤를 서한GP와 E&M 모터스포츠, 엑스타 레이싱 등이 추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2014 올해의 드라이버’에 빛나는 김재현을 앞세우며 ‘창단 첫 시즌’을 치르는 ‘볼가스 레이싱’이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개막전 2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이후로도 꾸준한 ‘포인트 피니시’를 거뒀다.
경험을 쌓기 시작한 볼가스 레이싱과 자신감을 얻은 김재현은 6라운드에서는 예선 1위에 올랐다.
다만 결승에서는 폭발적이고 대담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레이스카 트러블로 인해 선두를 달리던 중 경기를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실망은 짧았다. 7라운드에서 포디엄 정상을 차지하며 ‘볼가스 레이싱 창단 첫 우승’ 그리고 ‘김재현의 스톡카 레이스 개인 첫 승’을 달성했다.
이런 상황에서 더블 라운드로 치러질 최종전을 앞두고 볼가스 레이싱을 찾았다.
스폰서 및 파트너사의 스티커 및 데칼은 감독이 스스로 붙여야 한다며 한국타이어의 스티커를 정성껏 붙이고 있는 김재익 감독, 그리고 미케닉 진을 이끄는 이재하 치프 미케닉과 함께 2019 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Q 최종전을 앞둔 상태지만, 올 시즌에 대한 소감이 궁금하다.
김재익 감독(이하 김): 2019 시즌을 시작하며 걱정도 많았고, 또 그만큼 기대도 많았다.
규모가 큰 팀들과 상대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되었지만 ‘도전자’였고, 또 팀의 감독이자 김재현 선수의 형으로서 ‘최근 몇 시즌 동안의 김재현 선수에게 어떤 것이 필요한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창단 시즌임에도 분명 나름대로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시즌 초반에 한국타이어 진영이 우세를 점했고, 그리고 그 와중에 김재현 선수 또한 좋은 성적을 이어간 덕에 ‘나이트 레이스’ 전후로 포디엄 정상을 노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 다만 나이트 레이스, 그리고 이어지는 6라운드에서는 사고 및 트러블로 인해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이어지는 7라운드에서 바로 우승을 차지하며 자칫 하락세로 이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반등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이 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던 것 같다. 동시에 드라이버 포인트 부분 1위에 오르며 최종전에 나서게 되었다. 남은 두 경기가 어떻게 치러질지 모르겠지만 마지막까지 팀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자 한다.
이재하 치프 미케닉(이하 이): 감독님의 말처럼 우려도 있었지만 기대감이 더 컸다.
개인적으로 미케닉으로 김재현 선수를 어느새 3년째 보고 있고, 또 팀 자체적으로 섀시 및 타이어를 담당하는 키노시타 미츠히로 엔지니어와 드라이빙 코치를 담당하는 이득희 코치가 함께 하며 선진 시스템을 갖췄던 만큼 각 요소들이 조화를 이룬다면 충분히 경쟁력은 있다고 생각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시즌 초부터 조화가 이루어지며 경쟁력을 갖췄고, 6라운드에서는 정말 아쉬움이 컸지만 이내 7라운드에서 김재현 선수가 첫 승을 가져오며 팀의 분위기를 반등시킨 덕에 최종전을 더욱 의욕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Q 김재현 선수가 거친 드라이버라 평가되는데 내부의 평가는 어떤가?
김: 솔직히 말해 동의할 수 없다.
올 시즌을 보더라도 김재현 선수는 몰아쳐야 할 때와 한 템포 여유를 가져가야 할 상황을 명확히 구분하고 이를 스스로 조율하고 있다. 근래 몇 시즌의 ‘중하위권에서 치고 올라와야 하는 상황’에서의 모습을 다소 편향적으로 평가받았다고 생각한다.
내 스스로 기계적인 지식이나 레이스에 대한 전략이 뛰어난 편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김재현 선수가 아마추어, 그리고 KSF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았고 또 거친 드라이버라는 평가가 있다는 것도 바로 옆 자리에서 들었다.
하지만 김재현이라는 드라이버를 곁에서 오래 지켜보았고, 그 이전에 ‘형’으로서 동생을 바라보며 김재현 선수에게 필요한 것들과 부족한 것들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다 생각해 그 부분을 충족시켜준다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올 시즌이 ‘그 생각을 입증할 수 있었던’ 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맞다. 개인적으로 김재현 선수와 함께 레이스를 준비하고, 또 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참으로 섬세하고 능숙하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레이스카와 레이스카의 셋업 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엔지니어, 미케닉과의 교류 및 수용 및 수정이 정확하다.
게다가 주행 도중에도 레이스카의 셋업을 팀과의 무전을 통해 조율하는 것 외에도 주행 상황에서의 컨트롤과 함께 레이스를 마치고 난 후에도 레이스카의 컨디션도 우수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조율 능력’을 갖춘 드라이버라 생각한다.
Q 올 시즌 한국타이어와 함께 했다. 그 소감도 궁금하다.
김: 솔직히 시즌을 앞두고 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 양측에게 모두 타이어 공급 요청을 했는데 아무래도 볼가스 레이싱이 신생팀이라 그런지 쉽게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한국타이어 내부 변화 등으로 인해 한국타이어를 공급 받을 수 있었고, 좋은 타이어를 공급 받은 덕분에 팀 역시 타이어에 대한 고민 없이 우리가 갖고 있는 드라이버, 엔지니어링 그리고 미케닉들의 전력을 100% 선보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타이어 공급을 결정해준 한국타이어 측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 미케닉으로 느끼는 볼가스 레이싱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이: 미케닉으로서 가장 크게 느끼는 점은 역시 레이스를 위해 구성된 요소들이 잘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국내 레이싱 팀이라고 한다면 감독의 권한이 너무 크거나 감독이 미케닉이자 엔지니어를 담당하며 각 요소들이 가져야 할 균형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볼가스 레이싱은 싱글 시터라는 ‘물리적인 단점’이 존재하지만 감독으로 대표되는 팀의 매니지먼트 부분과 미케닉과 엔지니어의 부분, 그리고 김재현 선수 등 각 요소들이 정확하게 구분되어 있고 각 요소들이 상호 협력 관계를 잘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하 치프 미케닉의 설명에 볼가스 레이싱의 김이삭 미케닉이 설명을 더했다.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팀 소속으로 ‘블랑팡 GT 월드 챌린지 아시아 2018’을 경험한 김이삭 미케닉은 “볼가스 레이싱은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이나 아트라스BX 모터스포츠 등과 ‘시스템적인 공통점’을 갖고 있는 팀이며 그 덕분에 더욱 완성도 높은 레이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와 함께 “어려운 일들이 지난 시즌 중반에 팀에 합류했지만 늦게 합류한 만큼 해외에서 배웠던 것들을 볼가스 레이싱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Q 8라운드는 핸디캡 웨이트 80kg가 부여된다. 준비는 어떻게 되어 가는가?
이: 우선 팀 내부에서는 연습 주행에서의 기록을 먼저 확인하고 큰 전략을 짜려고 준비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 키노시타 미츠히로 엔지니어의 자신감이다. 최근 키노시타 미츠히로 엔지니어가 셋업 데이터를 전달해왔는데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핸디캡 웨이트 80kg’를 큰 장벽으로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아 미케닉들도 자신감 있게 대회를 준비하고자 한다.
Q 끝으로 2020 시즌에 대한 현재까지의 청사진이 있을까?
이: 미케닉 부분에서 2020 시즌에 대해 준비하고 있는 건 레이스카의 완성도에 있다. 2020 시즌에는 새로운 바디쉘을 비롯해 바디쉘 변경에 따른 일부 부품 및 규정 변화가 있을 예정인 만큼 기술 규정 발표에 촉각을 세우고 빠르게 완성도를 끌어 올리고자 한다.
김: 우선 올 시즌의 결과에 따라 그 정도가 달라질 ‘후원사 및 파트너사’를 더욱 확보하고자 한다. 그에 따라 내년 시즌에는 두 대의 스톡카를 출전시키고자 하는 게 팀의 가장 큰 비전이다. 그리고 카트 챔피언이자 CJ레이싱의 루키 출신인 김강두 선수를 GT 클래스에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볼가스 레이싱이 단순히 레이스를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대외 활동 등에 도전해보고 싶다. 이러한 모든 변화를 통해 2019 시즌보다 더욱 성공적이고 더욱 우수한 시즌을 만들고자 한다.
취재협조: 볼가스 레이싱
글: 한국일보 모클팀 김학수 기자
사진: 한국일보 모클팀 김학수 기자, 한국모터스포츠 기자협회(카앤스포츠 방영재 기자), 슈퍼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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