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금융권 최초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M(Liiv M)’을 다음달부터 선보인다. 금융과 통신의 융합으로 주목 받고 있는 리브M은 4G(LTE)는 사실상 공짜, 5G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는 최저 2만9,000원이란 파격적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어 기존 이동통신 시장에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은행은 28일 서울 중구에서 리브M 출시 행사를 열고 요금제 등 주요 서비스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4월 금융위원회에서 규제 특례를 적용 받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리브M은 국민은행이 LG유플러스의 도매 통신망을 활용해 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 알뜰폰 중 5G 서비스는 최초다.
국민은행은 29일부터 자사 직원을 대상으로 리브M을 시범 실시한 뒤 다음달 4일 자사 고객에게 선보인다. 12월 중순부터는 셀프(Self) 개통, 친구결합 할인, 유심(USIM) 인증서 등 금융ㆍ통신 융합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선보인다.
고객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유심 칩을 바꿔 끼우거나 자급제폰을 구매해 리브M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단말기(판매 예정)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10(5G), 갤럭시 노트10+(5G), 갤럭시 S10(LTE), 갤럭시 A90(5G), 갤럭시 A50(LTE) 등이다. 국민은행은 휴대폰 제조사와의 협의, 카드 할인 등을 통해 단말기를 출고가보다 25%가량 싸게 공급할 계획이다.
리브M은 저렴한 요금제와 파격적 할인 혜택을 앞세운다. 이용자는 급여 또는 4대 연금 이체(월간 요금 할인액 5,500원), 아파트관리비 자동이체(5,500원), 국민카드 결제(2,200원), 고객등급(2,200~5,500원), 친구 결합(2,200~6,600원) 등 국민은행과의 거래 실적에 따라 통신요금을 최대 월 2만2,000원 할인받는다. 친구 결합 대상은 가족은 물론이고 친구와 지인도 가능하다. 여기에 제휴카드 청구할인(체크카드 최대 6,000원, 신용카드 최대 1만5000원)까지 적용되면 매달 통신비를 최대 3만7,000원 아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LTE 통신 중 데이터 무제한(기본요금 월 4만4,000원) 상품은 월 7,000원에, 데이터 제공량 6GB 이하(기본요금 3만7,000원) 상품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5G 상품 요금은 라이트(데이터 9GB 제공, 월 4만4,000원)는 최저 7,000원, 스페셜(데이터 180GB 제공, 월 6만6,000원)은 월 2만9,000원이다. 박형주 국민은행 디지털전략부장은 “금융을 통해 수익을 얻는다는 취지에서 통신요금엔 가급적 마진을 붙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브M은 기존 통신사와 달리 약정이 없고 전용 유심으로 간편하게 금융업무를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유심 안에 KB모바일 인증서를 탑재, 휴대전화를 바꾸더라도 별도의 공인인증서 발급 없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미사용 데이터를 KB금융 포인트(최대 1,000점)로 환급 받을 수도 있다.
국민은행의 통신사업 진출을 두고 “수익성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과감한 결단을 내린 건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이날 행사에서 “통신 투자비가 많아 초기엔 손실을 많이 볼 가능성이 많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100만명 이상의 가입자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친구 결합 등으로 새로운 고객이 가입해 대출을 받으면, 고객이 다른 통신사로 바꿀지라도 은행 거래는 유지되면서 장기간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이동통신 고객 데이터를 신용등급 등에 활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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