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들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인도ㆍ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가 “한일관계의 긴장은 중국이나 북한에 이익을 줄 뿐이다”고 말했다고 NHK가 7일 보도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이날 NHK와의 인터뷰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이 오는 23일 종료되는 것과 관련해 “한국이 결정을 재고할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지소미아를 유지하도록 (한국에 대한) 설득을 계속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소미아 종료 후에도 한미일 3국 간 정보 공유의 틀(한미일 정보공유협정)을 통해 군사정보를 공유할 것이라는 한국 정부의 설명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을 경유하지 않으면 정보를 공유할 수 없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현재 안보 환경에서는 최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NHK는 이와 관련해 “슈라이버 차관보는 지소미아가 종료될 경우 중국과 북한에 대한 대응과 한미일 협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인식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하는 등 한미일 간 즉각적인 협력이 요구되는 경우 대응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인식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일본 언론들은 최근 들어 지소미아 종료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잇달아 소개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지난 2일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의 인터뷰를 싣고, “지소미아를 포함한 한일 간 대립의 장기화가 한미일 연대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이에) 베이징, 모스크바, 평양이 기뻐하고 있다”고 밝혔다. 요미우리(讀賣)신문도 같은날 조지프 영 주일 미국 임시 대리대사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가 미국의 국익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명확히 전하고 있다. 지소미아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 측이 수출 규제 조치를 철회할 경우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본 측은 “두 사안은 완전히 별개”라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전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지소미아 종료와 수출 규제는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한국 정부의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 우리나라(일본)은 일관된 입장에 따라 계속 한국 측에 현명한 대응을 강력히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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