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딩크’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의 동행이 3년 더 이어진다.
박항서 감독은 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축구협회와 협약식을 열고 재계약 서류에 서명했다. 지난 2017년 10월 베트남 대표팀을 맡은 박 감독은 내년 1월 기존 계약이 종료돼 최근까지 재계약 협상을 진행해왔다. 계약 내용과 관련해 논란이 일면서 협상이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도 있었다. 하지만 그 동안 베트남에서 받은 사랑을 보답하고 싶은 박 감독의 의지와 자국 축구 역사를 다시 쓴 박 감독에 대한 베트남 축구협회의 신뢰가 맞아떨어지면서 합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기간은 2년으로, 양측 협의에 따라 1년 더 연장이 가능하다. 계약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역대 베트남 감독 가운데 최고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현재 24만달러(약 2억8,000만원)인 박 감독의 연봉이 60만달러(약 6억9,000만원)로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감독은 앞으로도 베트남 성인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U-23) 감독을 동시에 맡게 되지만, 이번 재계약에는 두 대표팀의 소집 시기가 겹칠 경우 박 감독이 코치진을 구성할 수 있는 옵션이 추가됐다.
박항서 감독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베트남과 함께하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재계약으로 베트남 국민의 기대가 더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재계약을 앞두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을 때 떠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있었지만, 이번 재계약이 축구 지도자로서 마지막 계약이 될지 모르고, 코칭 스태프와 함께하는 게 맞는다고 결정했다"고 재계약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박 감독은 또 "한국과 베트남은 지난 2년간 축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는 형제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런 양국 간 우호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어서 기쁘고 앞으로도 한국의 가치를 높이고 양국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항서 감독의 지휘 아래 베트남 축구는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4강 신화와 10년 만의 아세안 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12년 만의 아시안컵 8강 진출 등 역사를 새로 써왔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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