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위원장 “美 증액 압박, 中 견제 위한 고도의 전략” 언급도
국회 국방위원장인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의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요구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ㆍ태평양 전략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ISOMIAㆍ지소미아) 종료,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을 두고 미국이 압박하는 이유는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한국이 전면 동참하게 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안 의원은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의해 일본이라는 나라를 중심축으로 놓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고도의 차원에서 진행된다”며 “이번 협상을 잘 풀어야 일본에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수 있고, 나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은 우리나라에 이어 일본에도 4배에 달하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한 바 있다.
안 의원은 “2015년 국방연구원 기준으로 약 3조 5,000억원이 무상 토지대여, 도로, 항만, 철도 등 간접비용으로 나간다. 여기에 미국이 요구한 50억 달러까지 주게 되면 우리의 국방 재정과 국가운영재정 능력의 한계를 벗어난다”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또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 한미 현안 논의를 위해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방미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지혜로운 분들이기에 미국에서 한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부당성과 동맹을 상업적 거래로 취급하는 현 작태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동맹의 가치를 더 승화시키고 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19일 파행으로 끝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3차 회의에 대해서는 이른바 ‘벼랑끝 전술’을 구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 의원은 “협상 10여분 만에 일부 매체에 긴급기자회견을 통보했다는 것은 협상카드를 이미 준비하고 왔다는 것”이라며 “미리 예상을 하고 시나리오를 짜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부적절하고 무례한 행동”이라며 “외교상 결례라고 판단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논의하는 SMA 3차 회의는 양측 입장이 강하게 부딪힌 끝에 80여분 만에 결렬됐다. 외교부는 “협상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며 “미국 측이 회담 종료를 원했다”고 밝혔다. 한미는 차기 회의 일정에 대한 논의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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