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20일 미국의 과도한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대한 우리 측 입장 전달을 위해 3박5일간의 방미 길에 올랐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오전 출국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단과 만나 ‘초당적 방미 외교’에 나서는 각오를 다졌다.
이 원내대표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관한 우리 국회의 의견을 미국 의회에 전달할 것”이라며 “한미 동맹의 굳건한 정신에 기반해 양국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위비 협상을 하도록 의회 차원의 외교적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한미동맹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서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합리적으로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한미동맹이 최대의 위기에 놓여있어 초당적으로 방미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 원내대표는 "외교안보 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여야가 따로 없다”며 “양국의 이익에 서로 해가 되지 않게 우리 국민의 우려를 반드시 전달하겠다”고 했다. 인천공항 출국 현장에선 일부 시민이 나 원내대표를 향해 “미국 편만 들 거면 미국에 가지 마십쇼”라고 외쳐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24일 귀국하는 3당 원내대표는 방문 기간 중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면담한다. 또 상원의 찰스 그래슬리 임시의장(공화당)과 코리 가드너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 위원장(공화당), 하원의 제임스 클라이번 원내총무(민주당), 엘리엇 엥겔 외교위원장(민주당), 마이클 매콜 외교위원회 간사(공화당), 한국계인 앤디 김 군사위원회 의원(민주당) 등을 만난다.
하지만 정작 여야는 공정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도 채택하지 못한 상태라, 의회 외교로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미국 측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민주당과 달리 한국당은 동맹 강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외교안보 현안에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초당적인 대처가 절실한 지금 야당의 반대로 분담금의 공정 합의를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이 채택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며 “초당적 협력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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