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당 대표 목숨 걸어…비난 잔인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파기 철회 등을 내세우며 단식 투쟁에 돌입하자 여권을 중심으로 싸늘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을 제외한 여야 의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황 대표를 비난하고 나섰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에 “오늘 점심까지 잘 먹고 단식 선언. 정치 초심자의 눈물겨운 대권 도전기가 험난하다”며 “위기는 밖이 아니라 한국당 안에 있는데 왜 청와대 앞으로 가는지 알 수가 없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머리가 자라니까 단식을 한다”며 “쇼를 할 거면 레퍼토리라도 바꾸라”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도 “삭발 다음에 단식, 단식 다음에. 이분 위험하다. 말려야 한다”면서도 “고교동창 노회찬 등 남들은 독재정권과 싸우느라 삭발하고 단식하고 구속될 때 어디서 뭐하다 이제 와서 (단식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될 때 같이 탄핵됐어야 마땅한데 운좋게 피해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올랐다”며 “그 정도만 해도 상당한 관운이니, 거기에 만족하고 이만 내려오시라. 정치는 당신이 걸을 수도, 걸어서도 안 될 길이다”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공식 SNS 계정에도 쓴소리가 올라왔다. “삭발 투쟁부터 항의 단식까지. 명분도 없고 진정성도 없으며 심지어 새롭지도 않은 구태정치에 국민들의 허탈감만 깊어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외에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 최재성 민주당 의원도 각각 “위기를 단식으로 극복하려 해도 국민이 감동하지 않는다”, “느닷없고 어리석다. 이번 단식은 큰 독이 될 거다”라고 글을 올리며 황 대표 비판에 가세했다.
반면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이와 같은 비판에 “범여권에서 온갖 입에 담지 못할 비난을 퍼붓고 있다. 심지어 ‘민폐 단식’, ‘뜬금없는 단식’, ‘리더쉽 위기 돌파용 단식’ 등 몹쓸 단어까지 동원한다”며 “정국을 이끌어 가는 반대편 지도자의 풍찬노숙 단식, 영하를 오르내리는 날씨 속에 강행하는 단식에 대해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저주를 퍼붓는 ‘잔인한 정치’를 본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의 단식을 “당 대표가 나서 목숨을 걸고 국민께 도움을 청하는 거다”라며 “‘이들을 막을 수 없으니, 국민 여러분 도와달라’고 울부짖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황 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더 이상 무너지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무너지는 민생을, 무너지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두고 볼 수 없다”며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황 대표는 지소미아 파기 철회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을 요구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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