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고발자 김대호 감독 “폭행 의혹은 보복 행위”
e스포츠계 미성년자 게이머 장기계약을 둘러싼 논란인 ‘그리핀 카나비 사건’이 폭언ㆍ폭행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사건을 처음 폭로한 ‘씨맥’(닉네임) 김대호 전 그리핀 감독은 21일 자신의 온라인 방송에서 “나는 (선수들에게) 암묵적으로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며 “주기적으로 불만이 없는지 조회시간에 물어보고 나에 대한 피드백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그리핀의 소속 선수 몇 명이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 감독이 그리핀 선수의 목을 졸랐다” “피멍이 들게 꼬집었다” “장애인 비하 발언을 했다” 등 폭언과 폭행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그리핀 카나비 사건’은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oLㆍ롤)’의 프로팀 그리핀이 미성년자 게이머 서진혁(18)군을 속여 해외 구단과 장기계약을 맺게 했다는 의혹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롤 개발사인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한국e스포츠협회(KeSPA)로 구성된 LCK 운영위원회는 계약을 주도한 그리핀 대표와 함께 사건을 고발한 김 감독에 무기한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특히 내부고발자였던 김 감독이 소속팀 선수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징계했지만, 내부고발 보복 행위가 아니냐는 지적도 일었다.
김 감독은 “인터뷰한 이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한 당사자들은 당시 내가 한 피드백의 목적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부모도 (나를) 은사라고 생각해 칼을 뽑는 행위니 인터뷰 하지 마라 신신당부했다고 한다”며 “그러나 이들은 당사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인터뷰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인터뷰에 나섰던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지만 그리핀을 운영하고 있는 구단 스틸에잇이 이를 막고 있다”면서 인터뷰가 회사 차원에서 이뤄진 보복 행위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을 둘러싼 폭언ㆍ폭행 의혹과는 별개로 그리핀 카나비 사건과 관련 재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해당 사건을 조사한 LCK 운영위원회는 20일 김 감독과 서군을 속이고 장기계약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규남 전 그리핀 대표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 처분을 내리고, 그리핀에는 벌금 1억원을 부과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사건을 알린 김 감독에 대한 징계는 부당하다며 사건을 재조사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게재 이틀 만인 22일 동의 수 12만 2,000여건을 기록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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