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함이 이틀 연속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과 홍콩 시위 등으로 갈등 양상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 함정이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섬들 인근을 항해하면서 미중 간 갈등의 수위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군함은 이번 주 두 차례 남중국해에서 항해했다. 20일 연안전투함 ‘개브리엘 기퍼즈’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제도의 팡가니방 산호초의 12해리 이내 해역을 항해했고 21일에는 미사일 구축함 ‘웨인 메이어’가 파라셀군도를 항해했다. 두 곳 모두 중국이 난사(南沙)군도, 시사(西沙)군도로 지칭하며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이다. 리안 몸젠 미국 해군 7함대 대변인은 “이들 작전은 법률에 근거했으며 모든 국가에 허용된 바다와 하늘에 대한 합법적 이용과 자유, 권리 수호를 위한 우리의 책임을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미국의 이번 작전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해군 군함 2척이 각각 20일과 21일 난사군도와 시사군도 해역에 진입했다”면서 “인민해방군 해군과 공군 병력을 투입해 감시와 식별 작업을 벌임과 동시에 해역을 벗어나도록 경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 측은 항행의 자유를 핑계로 빈번하게 남중국해 해역에 군함을 보내 소란을 피우고 있다”면서 “우리는 예측 불가능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런 종류의 도발 행위를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중국군은 “미국이 어떤 모략을 꾸미든지 중국 군대는 국가 주권과 안전을 수호하고,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할 능력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앞서 지난 1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을 만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은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무력을 과시하는 것을 중단하고, 대만 정세에 새로운 불안정을 야기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반면 에스퍼 장관은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전략적 목표를 위해 무력과 위협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고 중국을 비난하기도 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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