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의원, 문 대통령 과거 세월호 단식 사진 게시하며 조롱
정의당 관련 게시물 공유도…누리꾼 “선 넘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황교안 대표의 단식을 둘러싼 논란에 대응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등의 과거 단식을 조롱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민 의원이 선을 넘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 의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 건의 게시물을 잇달아 올리며 황 대표 방어에 나섰다. 그는 ‘건강이상설이 5일 만에 나온 것은 너무 빠르다’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초겨울 영하 날씨에 바람막이도 없이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서 딱 하루만 굶어보라, 그런 소리가 나오는지”라며 “그동안의 건강이상설이 너무 늦었던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어 민 의원은 문 대통령이 단식 중 텀블러에 담긴 물을 마시는 사진과 함께 “아무리 봐도 이 사진은 평범한 맹물을 드실 때 시연이 가능한 표정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후 단원고 유민 학생의 아버지 김영오씨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을 시작하자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문 대통령이 열흘간 동조 단식을 할 당시 촬영된 것이다.
동시에 민 의원은 당시 문 대통령 단식 기간 정치자금 사용내역에 식비가 포함돼 있었다는 점을 조롱하는 게시물도 여러 건 공유했다. 과거 제기됐던 ‘가짜 단식’ 의혹을 재차 수면 위로 올린 셈이다. 이 의혹에 대해 당시 의원실에서는 “문재인 의원이 사용한 것이 아니라 세월호 또는 종교 단체에서 위로방문을 왔을 때 보좌관들이 인근 카페나 식당에서 지출한 것”이라 해명한 바 있다.
황 대표의 단식을 ‘황제 단식’이라 비판한 정의당도 민 의원의 타깃이 됐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당시 정의당 의원단도 국법에 따라 가리개 하나 없이 땡볕 아래서 맨몸으로 열흘간 단식했다”며 황 대표가 청와대 앞에 설치가 금지된 텐트에서 단식 하는 것을 불법이라 지적했다.
이에 민 의원은 과거 진보신당 시절 심 대표와 노회찬 고문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등을 촉구하며 파라솔 아래 단식을 하고 있는 사진과 함께 ‘소풍놀이 단식’이라 표현한 게시물을 공유했다. “베스트 댓글은 단식 ‘시도’ 22일째”라고 비꼬기도 했다. 민 의원이 공유한 게시물에는 심 대표를 향한 노골적인 욕설도 포함돼 있다.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선을 넘은 민경욱’이라는 제목으로 비판글이 확산됐다. 이 글에 누리꾼들은 “민 의원이 선을 넘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매****), “진짜 저런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전****), “(민 의원 지역구의) 송도 주민으로서 죄송하다”(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황 대표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 철회 등을 요구하며 단식 8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이날 선거법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반면 민 의원 지지자들은 그의 게시글에 “(사진 속 문 대통령이) 10일 단식한 얼굴이 아니다”(김****), “(심 대표가) 땡볕에 단식했다더니 파라솔 그늘 아래다, 한파 추위 속에 혹독한 단식을 해봐라”(이****), “(사진 속 심 대표가) 단식 22일째인데 왜 저렇게 멀쩡하냐”(이****) 등 옹호성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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