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 3-4일 SMA 4차 회의… 협상 험로 예고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2일(현지시간) 미국과의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SMA 틀 범위 내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은 여전히 갖고 있다”며 “변화가 없도록 하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추가 항목 등을 신설해 기존 SMA 틀을 넘어서는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방위비분담금 4차 협상을 위해 미국에 도착한 정 대사는 이날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합리적으로 공평한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대사는 “최종적으로는 한미동맹이나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하는 협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말했다.
정 대사를 비롯한 한국 대표단은 3~4일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4번째 회의를 갖는다. 미국은 50억달러에 육박하는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면서 한반도 방어에 드는 항목을 신설할 것을 요구하는 데 반해 우리는 현행 SMA에서 규정된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인건비 ▲군사건설비 ▲ 군수지원비 항목 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4차 협상에서도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사는 새로운 제안을 준비했느냐는 질문에 “저희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대안들을 준비하고 왔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꺼렸다. 그는 다만 3차 협상 결렬 후에도 미국 측과 접촉해 왔다고 전한 뒤 “드하트 대표 등 상당한 정도로 긴밀한 협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서로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양측 대표 간엔 계속적으로 긴밀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사는 연내 타결 가능성에 대해 “연말까지는 타결되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협상은 논의 과정에서 결과가 예상보다 좀 달리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예단해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간에는 여전히 한미동맹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앞으로 계속적으로 인내를 갖고 논의해 간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찌 됐든 서로가 수용 가능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서로가 조금씩 양보해가면서 최종적으로 두 나라에 다 이득이 될 수 있는, 그리고 한미동맹이 강화될 수 있는 쪽으로 결론이 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 대사는 드하트 대표가 실질적 협상 권한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제가 언급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실질적 권한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정 대사는 기존에 지급된 방위비분담금 중 미국의 미집행금이 상당 부분 남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지난 10차 SMA 협상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 과정에서 지적된 바 있다”며 “어떻게 하면 그것이 잘 집행되고, 또 상호 간 이해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들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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