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인 ‘위메프오’가 앞으로 2년 간 중개수수료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17일 밝혔다.
위메프오는 ‘착한배달! 위메프오’ 캠페인에 따라 앞으로 2년 간 평균 수수료율 5%를 유지한다. 입점 비용과 광고수수료도 지금처럼 받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위메프오 입점 업체들은 고객 주문금액에 따른 수수료만 부담하면 된다. 입점, 광고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주문이 발생하지 않으면 입점 업체가 부담하는 비용은 0원이다. 현재 위메프오에는 1만3,000개 이상의 매장이 입점해 있다. 위메프오 측은 “교촌치킨이나 KFC, 호식이두마리치킨 등 주요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위메프오와 속속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착한배달 위메프오’ 캠페인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돼 독점 논란이 일고 있는 와중에 단행된 조치라 더 눈길을 끈다.
국내 법인인 DH코리아를 통해 업계 2위 요기요, 3위 배달통을 운영하고 있는 DH는 얼마 전 국내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까지 품으면서 국내 배달 앱 1~3위 업체를 모두 거느리게 됐다. 이들의 시장점유율은 90%를 훌쩍 넘는다.
‘배달의민족이 아닌 게르만민족’, ‘모든 걸 다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배달의공룡이 탄생했다’는 우려가 나왔다.
당장 자영업자들이 중개수수료 인상을 걱정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16일 “1개 기업으로 배달 앱 시장이 통일되는 것은 자영업 시장에 고통을 더하게 될 것”이라며 “독일 자본에 90% 이상의 배달 앱 시장이 지배 받는 기형적인 상황을 앞둔 자영업자들은 각종 수수료 인상과 횡포 현실화에 대한 공포가 있다”고 논평을 냈다.
소비자들 역시 중개수수료가 오르면 배달비도 따라 인상되고 배달의민족과 요기요ㆍ배달통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받아왔던 각종 혜택들이 줄어들지 않을까 주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위메프오가 들고 나온 ‘착한배달’ 정책을 두고 4년 전 배달의민족 행보를 벤치마킹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015년엔 배달의민족은 음식점 가맹점들의 바로결제 수수료(6.5%) 폐지라는 결단을 내놨다. 회사 자금 상황이 좋지 않던 상황에서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바로결제 수수료를 없애는 것에 대해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지만 김봉진 대표가 강력한 의지로 결단을 내렸다. 이 덕분에 배달의민족은 ‘착한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었고 가맹점과 사용자도 폭발적으로 늘며 경쟁업체를 앞서 나갔다. 결과적으로 배달 시장 전체 규모가 커지는 계기가 됐다.
위메프오 관계자는 “단기적 수익에 연연하기보다 자영업자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고객 혜택과 입점 업체 지원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k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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