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좀비!”, “좀비” 부산 사직체육관이 ‘좀비 열풍’으로 들끓었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32)이 4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UFC 대회의 마지막을 화끈한 펀치로 장식했다.
정찬성은 2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부산’ 메인이벤트 페더급 경기에서 프랭키 에드가(38·미국)에게 1라운드 3분 18초 만에 화끈한 TKO승을 거뒀다. 팬들의 환호 속에 옥타곤으로 향한 정찬성은 1라운드 시작과 함께 폭풍처럼 에드가를 몰아붙여 체육관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정찬성은 경기 시작 1분도 안 돼 어퍼컷에 이은 펀치로 에드가를 고꾸라뜨렸다. 쓰러진 에드가를 상대로 상위 포지션을 점령해 파운딩 펀치를 쉴 새 없이 쏟아내 승기를 잡았다. 힘겹게 버텨낸 에드가는 다시 일어섰지만 집요하게 몰아붙인 정찬성의 펀치에 다시 쓰러졌고, 결국 주심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정찬성은 경기 후 “그 전에 메인이벤트 경기 했던 게 연습이 됐다”며 “옥타곤에 입장할 때 (부담을) 신경 안 쓰려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25분 다 싸운다는 생각으로 왔는데 코치가 그럴 일이 없다고 했다”며 “코치진에 고맙다”고 덧붙였다.
승부를 끝낸 결정적인 펀치에 대해선 “어퍼컷과 그래플링은 평소에 많이 연습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챔피언전 도전을 묻는 질문엔 “지난 번에 운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번은 운이 아니다”며 “아이 원트 (현 페더급 챔피언) 볼카노프스키”를 외쳤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정다운(31ㆍ코리안탑팀)은 한국인 파이터 중 가장 화끈한 펀치 한방을 날리며 1라운드 만에 KO승을 따냈다. 그는 라이트헤비급 경기에서 마이크 로드리게스(미국)을 초반부터 몰아붙이더니 1라운드 1분3초 만에 펀치를 상대 턱에 적중시켜 KO승으로 끝냈다. 지난 9월 UFC 데뷔전에서 카드리스 이브리히모프를 3라운드 서브미션 승리로 제압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경기를 펼쳐 라이트헤비급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32ㆍ부산팀매드)는 고향에서 UFC 3연승에 성공했다. 그는 밴텀급 경기에서 류핑위안(중국)을 2-1 판정승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강경호의 UFC 전적은 6승 2패 1무효가 됐다. 2013년 UFC에 입성한 강경호는 이제 4번째 UFC 경기를 치르는 신예 류핑위안을 상대로 자신의 장기인 레슬링을 최대한으로 살리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포인트를 따냈다.
박준용(28ㆍ코리안탑팀)은 UFC 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박준용은 미들급 경기에서 마크-안드레 바리올트(캐나다)에게 초반 주도권을 잡고 3라운드에 상대 공격을 피해가는 경기 운영으로 힘겹게 판정승을 거뒀다. 최승우(27ㆍ팀몹)는 페더급 경기에서 수만 모크타리안(호주)을 판정승으로 눌렀다. 올해 4월 UFC 데뷔 후 2연패를 당했던 그는 세 경기 만에 승리를 신고했다.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28ㆍ부산팀매드)는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 UFC 3연패에 빠졌다. 그는 페더급 경기에서 찰스 조르댕(캐나다)에게 2라운드 4분32초에 TKO패를 당했다. 최두호는 1년11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분투했지만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돼온 허술한 가드에 무너졌다. 마동현(31ㆍ부산팀매드) 역시 라이트급 경기에서 오마르 모랄레스(베네수엘라)에게 판정패를 당했다.
부산=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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