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민심 풍향계 될 듯… 정권ㆍ야당 심판론 맞물려 판세 유동적
4월 15일 실시되는 21대 총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기존 거대 양당 중심 정치판을 뒤흔들 선거제 개편을 비롯해 보수 진영 분열, 정권ㆍ야당심판론까지 맞물려 이번 선거 판세는 과거 어느 때보다 유동적이다. 수도권과 부산ㆍ울산ㆍ경남(PK) 지역 판세, 새로 등장한 만 18세 53만 유권자 표심,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성과 및 북한 이슈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번 총선 결과는 집권 4년차 문재인 정부의 성패와 보수 정치권의 향후 좌표까지 좌우할 전망이다. 각 당은 6일부터 100일간 명운을 건 선거 총력전에 돌입한다.
이번 총선의 최대 변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가미된 선거제 변화다. 소수 정당들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5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특히 가장 큰 이득은 정의당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한국당이 창당을 준비 중인 위성정당 ‘비례자유한국당’이 실제 위력을 발휘할지, 민주당도 비례전용 위성정당을 만들지에 따라 선거 결과는 변화할 수도 있다.
분열된 보수 진영의 통합, 합종연횡도 핵심 변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사분오열하던 보수 진영은 연초부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정계 복귀와 유승민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보수당 창당 등으로 재편 분위기가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탄핵’을 두고 최대주주인 한국당부터 입장이 분열돼 있다. 야권에선 보수 ‘빅텐트론’도 제기되지만 통합을 비롯해 선거연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친박 세력과 결별하고 새보수당과 당 대 당 통합으로 방향을 잡으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전국단위 선거에서 스윙보터(유동층) 역할을 했던 PK의 민심도 이번 총선의 풍향계가 될 전망이다. 지난 5년간 흐름으로 좁혀보면 박 전 대통령 탄핵 전까지 보수당에 기울었던 민심이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여권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여당에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PK 민심은 정치 자체에 냉소가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아마 총선에서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총선에 새로 등장하는 만 18세 유권자 표심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각 지역별 선거구마다 편차는 있지만, 1,000표 안팎에서 승부가 갈리는 수도권 및 대도시 지역구에서는 이들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 전국단위 선거에서 20대 유권자 투표율이 저조했던 점을 고려하면 18세 신규 유권자가 과연 얼마나 투표장에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3주년(5월)을 전후한 선거라는 점에서 현 정부의 국정운영 성과가 표심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 연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일자리 창출과 집값 안정 등 주로 경제 성과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지난달 30일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경제 상황을 묻는 질문에 ‘나빠졌다’(49.1%)고 답한 비율이 ‘좋아졌다’(15.8%)는 응답보다 훨씬 높았다. 김형준 교수는 “총선이 다가올수록 현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 성과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초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북한 변수도 상존한다. 특히 선거 직전인 3월 한미 연합군사연습과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경우 북풍이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역으로 야권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월 총선 전후 깜짝 방남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직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변수는 여권의 압승에 기여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자세한 여론조사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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