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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불신… 학부모 98% “사교육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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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불신… 학부모 98% “사교육시킨다”

입력
2020.01.19 15:34
수정
2020.01.19 19:2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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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개발원(KEDI) 교육여론조사 결과 발표

서울대 2020학년도 신입생들이 지난 1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에서 열린 ‘새내기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 장소로 뛰어가고 있다. 뉴시스
서울대 2020학년도 신입생들이 지난 1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에서 열린 ‘새내기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 장소로 뛰어가고 있다. 뉴시스

‘공정 입시’에 대한 요구 커지면서

학부모 31.6%가 “수능점수 가장 많이 반영 돼야”

학교 교사들의 능력과 자질에 대한 초ㆍ중ㆍ고 학부모들의 신뢰도가 지난해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98%에 달하는 학부모가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는 등 ‘대치동 학원가’로 대표되는 교육 현장의 심각한 사교육 의존 실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9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따르면 KEDI가 지난해 8~9월 만 19~74세 전국 성인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여론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전체 응답자의 51.9%가 2, 3년 전과 비교해 현재 초ㆍ중ㆍ고 학생들의 사교육 실태에 대해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오히려 ‘심화됐다(다소 심화됐다+매우 심화됐다)’고 대답한 응답자도 42.5%나 됐다. 특히 ‘다소 심화됐다’고 답한 응답자는 30.9%로 지난해(19.9%)에 비해 11%포인트나 급증했다.

유치원과 초ㆍ중ㆍ고 학부모 응답자(969명)의 97.9%(949명)가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킨다고 답했다.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다고 답한 학부모는 20명(2.1%)뿐이었다. 자녀 사교육비의 부담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94.7%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전년도보다 6.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사교육을 시키는 가장 큰 이유로는 ‘남들보다 앞서 나가게 하려고’가 전체의 24.6%로 가장 많았다. ‘남들이 하니까 심리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23.3%)’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공교육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불신을 내비쳤다. 초ㆍ중ㆍ고 학부모 응답자(833명)에게 학교 교사의 능력과 자질을 신뢰하냐고 묻자 50.9%가 ‘보통’, 29.4%가 ‘신뢰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5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2.79점으로, 지난해(2.85점)에 비해 더 떨어진 신뢰 수치이다. 심지어 교사 자격증이 없어도 현장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교사로 초빙하는 방안에 학부모의 56.1%가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또 학부모 응답자 54.3%가 한국 초ㆍ중ㆍ고 교육에 대해 ‘보통’이라고 평가했다. 부정적(못하고 있다+전혀 못하고 있다) 평가가 34.2%로, 11.5%인 긍정적(매우 잘하고 있다+잘하고 있다) 평가를 압도했다. 5점 만점에 초등학교는 3.14점, 중학교는 2.80점, 고등학교는 2.46점으로 학교 급이 올라갈수록 점수는 더 낮아졌다. KEDI는 “학교 급이 올라갈수록 평가가 부정적으로 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며 “고등학교 정책에 대한 보다 본질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뿌리 깊은 학벌주의와 대학서열화에 대한 무력감도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의 58.8%가 대학 졸업장 유무에 따른 차별이 ‘심각할 정도로 존재한다’고 답했고, 전체 응답자의 58.5%는 학벌주의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5%는 학벌주의가 지금보다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학서열화도 ‘큰 변화가 없을 것(58.4%)’이며 ‘일류대 위주의 입시 경쟁은 유지될 것(47.5%)’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더불어 초ㆍ중ㆍ고 학부모 다수(31.6%)가 대입에서 가장 많이 반영되어야 하는 점수로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를 꼽았다. KEDI에 따르면 2011, 2012년 조사 때는 내신 성적을, 2013~2017년(2015년은 수능)에는 특기ㆍ적성이나 인성ㆍ봉사활동 점수를 수능 점수보다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고 선택했으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목격하며 점차 부모들의 공정한 입시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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