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ㆍ워터파크 등 레저 매출 상승
“천혜 자원환경 활용 즐길 거리 채워”
강원랜드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국내 유일의 내국인 전용 카지노였다. 2000년 개장 이후 수년 전까지 매출 대부분이 카지노에서 나온 데 따른 것이었다. 강원 폐광지역 경제 회생을 위한다지만 부정적인 이미지 또한 지울 수 없었던 게 사실. 여기에 ‘카지노에서 재산을 탕진한 노숙자’ 같은 얘기들이 퍼지는 등 크고 작은 부작용도 잇따랐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골프장과 스키장, 워터월드 등 카지노를 제외한 리조트 부문 매출이 상승세에 접어든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주말 강원랜드 하이원 그랜드호텔 로비는 단체는 물론 가족이나 연인 단위로 강원도 고원지대의 겨울을 만끽하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설 연휴에도 1,800여개 객실 예약이 모두 끝났다.
강원랜드 집계 결과, 2017년 358만 5,000명이던 콘도와 스키장, 골프장 등 레저고객은 지난해 428만명으로 20% 증가했다. “2018년 하반기부터 ‘꽃, 바람, 숲, 빛”이라는 테마를 선보여 고객을 유치하는 등 비(非)카지노 부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라는 게 강원랜드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정선 등 강원 남부지역이 간직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 힐링과 트레킹, 키즈(영ㆍ유아) 테마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이원 스키장과 콘도에는 롤러스케이트장과 양궁장을 비롯해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채워 넣었다. 관광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다양한 먹을거리도 확충했다. 카지노 이미지를 벗고 ‘대한민국 국민쉼터’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그 결과 강원랜드 하이원 리조트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카카오내비’가 뽑은 인기 관광지에는 2년 연속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성과는 숫자로도 입증됐다. 지난해 3분기 현재 리조트 매출(1,366억원)이 앞선 2018년 동기 대비 9.8% 오른 것이다. 2017년에 비해서는 16.8%나 수직 상승했다. 지난해 순수 현금성 리조트 영업매출이 개장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에 근접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올해에는 마케팅 역량을 한 단계 올리기 위해 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한 고객경험관리(CXM)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뿐만 아니라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는 지난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대기업의 인센티브(포상) 관광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인센티브 관광은 기업 임직원 성과에 대한 보상이나 동기부여를 위해 회사가 비용을 부담하는 단체여행을 말한다. 동남아 시장을 개척한 것은 물론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한동안 끊겼던 대규모 중국관광객을 다시 유치해 적지 않은 의미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강원랜드가 지난해 진행한 취약계층 일자리 지원을 비롯해 △폐광지역 도시재생사업 △폐광지 스포츠 꿈나무 육성 △저소득층 및 사회복지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객실 기부 등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강원 남부권 폐광지역 재생이란 공기업의 임무에 충실한 결과다. 정부도 이런 노력을 인정해 평창올림픽 및 패럴림픽 우수기여 대통령상과 대한민국 교육기부대상 우수기관 교육부장관상, 노인 일자리 창출사업 공로상 등을 수여했다.
강원랜드는 제조업 분야로 전략사업을 확대한다. 지난 2017년 시작한 슬롯머신 국산화 사업에 가속 페달을 밟는 것이다. 강원랜드는 앞서 지난해 12월 자체 개발한 ‘KL 사베리(Saberi)’ 머신 140대를 영업장에 설치했고 필리핀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특히 이 사업은 수입예산 절감은 물론 일자리 창출과 부품납품 확대 등 폐광지역 경제활성화 관점에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야다. 2031년까지 연간 매출 1,743억원, 1만대 판매가 목표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카지노 독점권이 사라지는 2025년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효 만료를 생각한다면 리조트 사업과 머신 국산화 모두 생존과 직결된 분야”라며 “리조트 경쟁력 강화와 함께 강원 남부권이 국민쉼터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선=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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