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지역 선거 이끌 듯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만나 4·15 총선 출마를 요청했다. 직접 출마해 뛰면서 강원 전체 선거에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는 취지다. 지난달 30일 특별사면으로 이 전 지사가 복권된 이후 당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된 ‘이광재 역할론’에 이 대표가 직접 못을 박은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한식당에서 이 전 지사와 회동했다.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 이재정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이 대표는 이 전 지사에게 강원 지역 출마와 강원 권역 선대위원장직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전 지사는 총선 출마와 관련해 “당이 원하는 방향에 따르겠다. 험지도 마다하지 않겠다”(본보 1월 9일자)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최근까지 민주당 내에선 이 전 지사 활용법을 놓고 수도권 차출론, 강원 선거 지휘론 등이 두루 거론됐지만, 결국 강원 출마로 가닥이 잡혔다. 무엇보다 열세 지역인 강원 선거를 이끌 중량급 인사가 절실하다는 점 때문이다. 강원은 보수 진영의 텃밭이고, 민주당은 20대 국회에서 강원 의석 8석 중 1석(원주을ㆍ송기헌 의원)만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강원 평창 출신인 이 전 지사의 지역 내 존재감이 상당한 점, 향후 친노무현ㆍ친문재인 그룹의 구심이 돼야 할 이 전 지사가 당선이 보다 유력한 지역에서 뛰어야 한다는 점 등도 근거가 됐다.
이 전 지사가 출마를 최종 결단하면,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권역별로 전면에 내세울 대표 선수들의 윤곽은 강원 이광재, 호남 이낙연 전 국무총리, 부산·울산·경남 김두관 의원 등으로 보다 선명해진다. 참여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친노 핵심 인사인 이 전 지사가 이번 선거에서 다시 존재감을 각인시킨다면 차기 대권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 우려를 감안해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미루기로 했다. 당 관계자는 “당초 31일 출범을 검토했으나, 코로나 수습에 집중한 뒤 선대위를 본격 출범하는 방안을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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