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 시동 대국민 보고대회, 황교안ㆍ이언주 등 350명 참석
보수우파에 가까워 … 문병호 “黃-윤석열 지지도 비슷” 쓴소리
중도ㆍ보수 통합신당 열차가 31일 출발했다. 통합 논의를 주도해온 혁신통합추진위원회는 이날 신당의 윤곽을 공개하며 창당 준비 개시를 알렸다. 그러나 온전한 출발은 아니었다. ‘통합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올라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혁통위가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대국민 보고대회에는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국민소리당 등 정당 4곳과 시민사회단체 400여곳이 이름을 올렸다. 참석자 350여명의 면면을 보면, 혁통위가 추구하는 ‘중도보수’보다는 ‘보수우파 신당’에 가깝다.
‘개혁보수’를 강조한 유 위원장과 ‘실용중도’를 내세우는 안 전 대표가 불참한 자리에 우클릭 행보 중인 이언주 전진당 대표가 참석했다. 국민의당 출신인 문병호, 김영환 전 의원의 합류 만으로 외연 확장의 시너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가 참석해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4ㆍ15 총선을 앞두고 보수 통합의 한 고비를 넘는 ‘잔칫날’인데도, 이날 분위기는 그다지 달아오르지 않았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사랑하는 연인이 결혼을 할 때에도 서로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인연이 맺어진다. 총선에서 또 분열하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다”라며 통합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병호 전 의원은 황 대표 중심의 통합에 ‘찬 물’을 끼얹었다. 그는 축사에서 30일 공개된 세계일보의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황 대표(10.1%)와 윤석열 검찰총장(10.8%)의 지지율이 엇비슷하게 나온 사실을 거론했다. 이어“국회의원 100명 이상 거느린 당 대표보다 윤 총장이 더 앞설 수 있는 것이냐. 혁통위가 국민들에게 적극적인 호응을 받는 지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날 혁통위는 신당의 5대 정책기조와 10대 과제를 공개하고, 2월 중순 창당을 공언했다. 그러나 신당의 미래는 썩 밝지 않다. 안 전 대표는 이번 주말 신당 추진 계획을 발표하기로 하는 등 독자신당 창당으로 마음을 굳혔고, 새보수당도 자체 공천관리위원회 출범 계획을 발표하는 등 통합의 득실을 재고 있다.
한국당 내부 사정도 복잡하다. 당 일각에선“이언주 대표와 합치려고 당명까지 바꾸며 총선을 치르는 모험을 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나왔다. 유승민 위원장과 안철수 전 대표가 합류하지 않는 한, 중도로 확장하지 못하는 ‘모양만 통합’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30일 의원총회에서도 ‘외연 확장에 실패한 통합 신당이 총선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다수였다고 한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