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행사를 앞두고 종교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이다.
3일 불교계에 따르면 오는 8일 전국 사찰과 선원 100여곳에서 동안거(冬安居) 해제 법회가 예정돼 있다. 석 달 동안 외부 출입을 끊고 선방에서 수행하는 동안거가 끝나면 해제 법회를 여는데, 이 때 수행에 참여한 스님과 불자가 함께 자리한다.
대한불교조계종은 7일로 예정된 경기 위례신도시 상월선원 해제 법회 개최 문제부터 고민 중이다. 봉은사를 중심으로 이 해제 법회에는 최대 10만명, 최소 3만~5만명 정도 모일 것이라는 게 조계종 예상이다. 전임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 승려 9명이 천막 법당 안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단체 묵언 수행도 해왔다. 조계종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가 국가적인 문제라 해제 법회를 어떻게 할지, 종단 확대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주 조계종은 전국 사찰 주지 등에게 철저한 위생과 방역을 당부했었다.
천주교도 매한가지다. 당장 5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사ㆍ부제 서품식을 여는 의정부교구는 행사는 진행하되 마스크 착용, 식장 내외부 소독 등의 조처를 취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화상열감지기 설치도 검토한다. 최근 중국을 다녀온 이들에게는 불참을 권고했다. 6, 7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부제, 사제 서품식을 잇달아 여는 서울대교구도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서울대교구 서품식은 참석자가 훨씬 더 많다.
개신교는 교회 별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확진 환자가 다녀간 서울 종로구 명륜교회는 1일부터 예배를 중단하고 목사 설교 영상을 틀어주고 있다. 성락성결교회는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목회서신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지 말고 효과적인 방역 활동에 힘을 합쳐달라고 신도들에게 당부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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