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탐했으면 큰 정당 갔을 것”
4ㆍ15 총선을 앞두고 4일 새로운보수당 인재 1호로 영입된 김웅 전 부장검사는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은 사기꾼들 때려잡는 일로, 대한민국 사기공화국 정점에 있는 사기카르텔을 때려잡고 싶다”고 밝혔다. 새보수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권력을 탐했다면 큰 정당에 갔을 것”이라며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새보수당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보수당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에게) 같이 하고 싶다는 의사를 먼저 완곡하게 전달 드렸고, 그런 과정에서 (새보수당에) 어떤 형태로 참여하는가에 대해 많은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새보수당에 입당하는 첫날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를 조준했다. 문재인 정부를 ‘사기꾼 정부’로 규정하며 날을 세웠다. 김 전 부장검사는 “하나의 사기꾼을 보내고 나니 다른 사기꾼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반칙과 특권이 감성팔이와 선동을 만나면 그게 그냥 개혁이 돼 버리고 구미호처럼 공정과 정의로 둔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수사하면 항명이 되고 탄압받는 세상이 됐다. 피고인이 검찰총장을 공수처로 처벌하겠다고 위협하는 세상이 됐다. 서민이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면 ‘동네 물이 나빠졌다’고 조롱 받는 세상이 됐다”며 “그래서 폭풍 속으로 한번 뛰어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이 전날 검사들에게 ‘상명하복 문화를 벗어나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구단주가 선수들에게 ‘감독 말 듣지 말라, 코치도 바꿀 테니 너희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얘기하는 것으로 들렸다”며 “선수는 구단주가 아니라 팬들을 위해 뛰는 게 맞다. 감독과 구단주 역할이 따로 있는데 구단주가 하기에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일갈했다.
제1야당이 아닌 자유한국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자살골을 넣은 것 같지만, 권력과 권세를 탐했다면 새보수당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김 전 검사의 말에 옆에 있던 새보수당 의원들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다만 김 전 부장검사는 ‘새보수당과 한국당이 통합을 논의 중인데, 향후 한국당에서 활동할 가능성도 고려했느냐’는 질문에 “유 위원장께서 그 이야기를 하셨다. 지금은 친문 패권주의와 싸워야 하는 시대적 과제가 중요하다. 충분히 (한국당과) 같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이날 직접 김 전 부장검사를 소개하며 “검사들이 이런 기개를 갖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진정한 검찰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8년 대검찰청 미래기획ㆍ형사정책단장을 맡아 검경수사권 조정 대응 업무를 했다. 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간 뒤인 지난해 7월 법무연수원 교수로 좌천됐다.
김 전 부장검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고 직접수사 부서 축소 등에 나서자 수사권 조정 법안을 두고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비판하면서 지난달 14일 사표를 냈고, 전날 사표가 수리되자 새보수당에 입당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검사내전’의 저자로 유명하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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