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석 前 중앙일보 부국장, 사표 낸 지 나흘 만에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청와대 대변인에 강민석(54) 전 중앙일보 제작총괄 콘텐트제작에디터(부국장급)를 내정했다. 청와대는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라고 설명했지만,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 직행이라는 나쁜 선례를 추가하게 됐다. 강 대변인은 자신의 청와대행이 정치권에 알려진 지난 2일 중앙일보에 사표를 냈다. 대변인 공식 임명 일자는 7일이다.
강 대변인은 경향신문을 거쳐 중앙일보에서 정치부장, 논설위원 등을 지내며 주로 여권을 취재했다. 그가 참여정부 청와대를 출입할 당시 민정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강 대변인 인선을 발표하면서 “개인의 경험과 능력을 자산으로 평가했고, 그 자산을 공적으로 쓰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내로남불 인사’라는 비판이 무성하다. 야당 시절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민경욱(KBS), 정연국(MBC) 등 현직 언론인을 청와대 대변인으로 기용한 것을 강도 높게 비판했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윤도한 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MBC), 여현호 현 국정홍보비서관(한겨레신문), 김의겸 전 대변인(한겨레신문) 등이 유사한 논란을 불렀다. 여 비서관은 현직 신분으로 청와대로 옮겼고, 나머지 2명은 퇴사 몇 개월 만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권언 유착이 없을 것이라고 했고, 그것이 실천됐다고 본다”고 강변했다. “현 정권이 MBC나 한겨레신문과 유착한다고 보진 않는다”는 것을 근거로 들면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기자회견에서 “현직 언론인이 바로 청와대에 오는 것이 괜찮냐고 비판한다면, 비판을 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권력에 대해 야합하는 분이 아니라 언론의 공공성을 살려온 분이 청와대의 공공성을 지킬 수 있게 해 준다면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한 바 있다.
청와대 춘추관장에는 한정우 부대변인이 승진 기용됐다. 국회의장 기획비서관,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등을 지냈고, 현 정부 들어 청와대 국정홍보ㆍ홍보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을 역임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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