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 입장 발표… “‘하나님 까불면 죽어’ 발언, 반성경적”
대형 개신교 교단들이 “하나님 까불면 죽어” 등 막말 성격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에게서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한국 교회를 단속하고 나섰다.
14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는 전날 발표한 ‘한국 교회에 드리는 글’에서 “한국 교회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전광훈 목사로부터 신앙적으로 나쁜 영향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광훈 목사가 애국 운동을 빌미로 여러 집회에서 발언한 내용이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신앙적으로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판단한다. 우려를 금치 못한다”고 밝히면서다.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ㆍ합동ㆍ백석ㆍ고신ㆍ합신과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기독교한국침례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국내 8개 대형 개신교 교단의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들이 교회 내 이단 문제에 공동 대처하려고 꾸린 협의체다.
이 단체는 글에서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라는 말과 그 발언의 동기가 ‘성령 충만으로 인한 것’이라는 (전 목사의) 말은 반성경적, 비신앙적, 비신학적”이라고 지적하며 전 목사를 상대로 “이런 일련의 발언들이 교회와 성도들에게 큰 혼란과 피해를 주고 있다. 전 목사는 비성경적 발언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 목사의 이런 언행이 한국 교회의 신뢰와 전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13일에는 전북 지역 기독교 단체들도 전 목사를 비판했다. “정치적 야욕과 막말로 기독교를 부끄럽게 한다”면서다. 이들 단체는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의 막말과 거짓 위선이 한국 교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줬고 이로 인해 한국 기독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전 목사는 한국 교회를 대표하지 않는다. 한국 교회는 더 이상 그들의 놀음에 미혹되거나 현혹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교계에 주문했다.
앞서 전 목사는 지난해 10월 청와대 앞 거리집회에서 “나는 하나님 보좌(寶座)를 딱 잡고 살아.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고 발언했다. 이에 교계 안팎의 비판이 커지자 지난달 30일 열린 한기총 정기 총회에서 “당시 성령이 충만했지만 신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발언인 건 맞는다”고 인정하고 교계에 사과했다. 그는 반대파 참석이 원천 봉쇄된 가운데 당일 총회를 겸해 열린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서 박수 추대로 회장직 연임에 성공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