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신종코로나 슈퍼전파 진원지
신자 모임 활발해 접촉시간 길어
31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열 증세 후 두 차례 일요 예배에 참석한 신천지대구교회가 신종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됐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종교행사가 문제의 발원지로 현실화한 것이다. 19일 오후 5시 현재 전국 감염자 51명 중 대구ㆍ경북에서만 19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중 15명이 이 교회에서 나왔다. 특히 대구교회는 경북 인근에서 신자들이 모여드는 거점이어서 지역 내 추가 확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신천지대구교회의 한 신자에 따르면 교인 수는 9,000명 가량으로 매주 일요일마다 오전 8시와 낮 12시, 오후 1시, 7시30분 총 4부로 나눠 예배를 진행한다. 31번째 확진자는 9일과 16일 오전 8시 1부 예배에 참석했다.
1부 예배는 출석률이 가장 낮은데도 한 번에 적게는 400명, 많게는 700명이 참석한다. 31번째 확진자가 참석한 16일 예배에도 460여명의 신자가 자리를 같이했다. 이 교회 신자는 “1부 예배에는 건물 1개층만 쓰지만, 신자들이 몰리는 낮 12시 2부 예배는 4개층을 사용한다”며 “2부 예배에 참석했다면 확진자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신천지 대구교회의 예배 방식은 독특하다. 의자에 앉는 대신 신발을 벗고 들어가 바닥에 앉아 예배를 본다. 바닥에 오밀조밀 앉는 종교시설 특성상 신자간 간격이 밀접해 감염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천지대구교회 한 신자는 “신실하게 예배를 드린다는 뜻으로 무릎을 꿇고 바닥에 앉아 예배를 드린다”며 “대구뿐만 아니라 신천지의 거의 모든 교회가 이렇다”고 말했다.
이 교회 관계자는 “예배 도중 신체접촉이 포함되는 의식은 없고, 최근에는 성도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예배를 참여했다”며 “얼마 전 독감이 유행해 성도들이 감기 증세만 보여도 가정예배를 권할 정도로 전염병 관리에 철저했는데 이런 상황이 벌어져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신천지교회의 예배시간은 통상 1시간 정도지만 신자 활동이 활발해 예배가 끝난 후에도 교회 안팎에서 따로 모임을 갖는다. 31번째 확진자는 1시간 예배 후 곧바로 귀가했지만, 39번째 확진자는 9일 오후 3~4시간 다른 신자와 식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천지포항교회 인근 한 주민은 “예배가 있는 날은 바깥에 음식물 포장지나 일회용 접시 쓰레기가 엄청 많이 나온다”며 “모임을 자주 갖는지 다른 종교단체와 달리 평일에도 건물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신천지대구교회의 정식 명칭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다대오지파다. 신천지 교회는 다대오지파인 대구교회를 비롯해 전국에 광역단위로 12개 지파가 있다. 대구는 신약성경에 나오는 12사도 중 다대오의 이름을 붙였다.
대구와 경북에는 다대오지파 산하에 포항과 경주, 구미, 안동 등 4곳에 작은 교회인 지성전이 있다. 19일 경북 영천에서 추가 확진자로 판명된 신천지 신자 2명도 영천에 지성전이 없어 대구교회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천지 측은 31번째 확진자가 신천지대구교회 신자인 것으로 확인된 18일 전국 모든 교회 예배를 중단했다.
대구=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