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일 예배를 고수하는 종교계에 “실내외 종교 집회를 자제해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중대 고비를 맞았음에도 개신교계 일부 교회가 주일 예배를 고수하자 압박에 나선 것이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호소문을 통해 “코로나19 확산과 장기화의 중대한 고비는 이번 주말과 다음 주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 집단 감염과 사태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 당분간 종교집회를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 드린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온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지역의 집단 감염이 가시화하면서 국민들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며 “지금이야말로 국민 모두의 안전을 위해 모든 종교계의 신중한 판단과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계종 등 불교계와 천주교계가 당분간 모든 법회와 미사를 중단하고 개신교의 많은 교회가 주일 예배 등을 온라인 영상으로 대체하는 등 모든 종교계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 앞장서고 있다”며 종교계의 적극적인 협조와 자발적 참여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국내 개신교회 중 규모가 가장 큰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와 등록 교인이 10만명에 이르는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는 이번 주 주일 예배를 열기로 했다가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하지만 서울 저동 영락교회(등록 교인 4만5,000명)를 비롯해 광림교회, 연세중앙교회, 충현교회 등 일부 대형교회를 비롯한 여러 교회가 주일 예배를 고수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도 일요일인 3월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연합 예배 형식의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기로 해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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