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하락세가 끝이 없다. 손흥민(28)이 오른팔 골절 부상으로 빠진 지난달 중순부터 연전연패를 이어가더니,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에선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최하위 노리치 시티에 승부차기 끝에 져 8강 진출이 좌절됐다. 2019~20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탈락 위기에 처한 조제 모리뉴(57) 감독은 구단 이사회에 EPL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가운데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게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할 뜻을 밝혔다.
토트넘은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노리치시티와의 FA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연장까지 1-1 무승부를 거둔 두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토트넘은 실축을 거듭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지난달 20일 라이프치히(독일)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패배 이후 공식 경기 4연패를 기록했다. 2월 16일 손흥민이 팔을 다친 애스턴빌라전(3-2 승) 이후 추락이 계속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토트넘 팬들은 모리뉴에 대한 강한 불만을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다. 토트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노리치에 진 걸 누가 용납하겠나’, ‘모리뉴와 계약이 구단의 가장 큰 실수’라며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현지 매체 풋볼런던은 이날 미셸 포름(37) 골키퍼를 선발로 내세운 모리뉴 감독의 선택을 꼬집으면서 “토트넘 팬들이 모리뉴 선택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그나마 남은 주요 선수들의 징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에릭 다이어(26)는 경기가 끝난 뒤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관중석으로 뛰어올라가 관중과 다툼을 벌여 FA의 징계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일부 관중이 다이어 동생을 향한 모욕적인 발언을 한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를 두고 모리뉴 감독은 경기 후 “다이어가 프로 선수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지만, (그 상황이라면) 누구든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동양인 비하 게시물을 올린 델레 알리(24) 징계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처럼 FA컵 우승 꿈이 날아간 상황에서 지난달 20일 16강 1차전에서 라이프치히(독일)에 0-1로 패해 벼랑 끝에 몰렸다. 당장 8일 번리와 리그 경기 사흘 뒤 라이프치히(독일)와 UCL 2차전이 예정돼 있어 두 경기에 연달아 베스트 멤버를 가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모리뉴 감독 머리도 복잡하다. 이날 BBC에 따르면 모리뉴 감독은 구단 이사회에 “당장 리그 경기에 집중할지, UCL에 집중할지 택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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