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는 상황이지만 앉아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업무 자체가 감염 위험에 노출된 의료진부터 정부 주무 부처와 지자체, 일반 시민들까지 보다 효과적으로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해 묘안을 짜내고 있다. 일상에서 흔한 소품이든 첨단 기술력이든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모여 견고한 방벽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일선 보건소에서 파견된 공중보건의들의 현장 노하우에서 비롯됐다고 알려졌다. 김형갑 대한공중보건의협회장은 “음압 텐트가 있는 선별진료소조차 검사 가능 인원이 하루 20~30명꼴 밖에 안되다 보니 밀려오는 의심환자를 보면 다급해질 수밖에 없다”며 “누군가 차를 타고 온 환자에게 ‘어, 굳이 안 내리셔도 되겠는데요’ 이러면서 드라이브 스루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검사 속도가 크게 향상되는 동시에 의료진의 감염 위험성까지 줄일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는 미국과 독일, 호주 등에서 차용해 운영하고 있다.
◇드론 방역
코로나19 전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방역에는 공중 작업이 가능한 드론이 동원됐다. 드론 방역은 사람이 직접 위험 지역에서 작업할 경우 감염의 우려가 있고 넓은 지역에 대한 방역이 쉽지 않은 문제를 해결할 ‘비책’이다. 방제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을 줄일 수 있고, 사람이 직접 소독약을 살포하는 방식보다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드론을 활용하면 접근이 어려운 사각 지대까지 철저한 방역이 가능하다. 각 지자체마다 지역 동호회 등과 협의를 통해 드론 방역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실시간 정보 주는 어플리케이션
휴대폰으로 코로나19에 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아볼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도 등장했다. 주로 대학생이나 일반인들이 개발한 어플이 대부분인데, 코로나19 초기에는 지역별 확진자와 그 동선을 파악하는 어플이 인기를 끌었다. 최근 마스크 대란을 겪으며 공적 판매 마스크 5부제가 도입되는 사이 주변 판매처의 공적 마스크 재고량을 파악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도 등장했다.
◇의료진 얼굴의 반창고
코로나19 최전선에 선 의료진들의 소소한 아이디어는 국민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바로 반창고다. 입원 확진자를 돌보는 의료진은 감염의 위험에 노출된 만큼 조그만 틈도 생기지 않도록 보호장구를 꼼꼼히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와 고글, 전신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채 장시간 진료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반복적으로 눌리는 부위에 상처가 깊게 남기 시작했다. 의료진들은 누구의 아이디어랄 것 없이 저마다 콧등과 이마 등에 반창고를 덕지덕지 붙이기 시작했다. 맨 얼굴이라면 우스꽝스러워 보일만한 광경은 코로나19 퇴치를 기원하는 국민의 눈엔 더 없이 아름다워 보였고, 그들의 헌신에 감사와 응원이 이어졌다.
그 밖에도 무인 시스템을 이용한 전자문진 시스템을 병원에 도입해 의료진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거나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투명 칸막이, 엘리베이터 앞에 비치된 일회용 나무젓가락 등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코로나19 전선에 총 동원되고 있다.
류효진 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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