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10㎏에 5000원에 판매 하자… 100만명 접속 폭주로 사이트 다운
“강원 감자 5부제 도입이 시급합니다.” “감자고 마스크고 아무 것도 못 샀네요.”
온라인에 때아닌 ‘감자 전쟁’이 일고 있다. 강원도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감자 한 박스(10㎏)를 단돈 5,000원에 팔면서 구매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11일 판매 시작 이후 연일 서버가 폭주하며 접속이 어려워지자 온라인엔 “감자 게이트가 열렸다” “요샌 마스크보다 감자가 귀하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원 감자는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직접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홍보에 나서면서 눈길을 끌었다. 최 지사는 11일 “외식 불황, 학교 식자재 감소 등으로 고통 받는 강원감자농가에 힘을 보태기 위해 감자영업을 시작한다”고 구매를 독려했다.
이날 강원 감자를 판매하는 ‘강원도진품센터’ 홈페이지는 오픈 1시간 만에 접속자가 10만명이 몰려 준비한 1,400박스가 싹 다 팔렸다. 서버가 다운돼 관계자들이 홈페이지 복구 작업 후 다음날 다시 판매에 나섰지만, 이번엔 접속자가 100만명이 몰리면서 다시 홈페이지가 다운됐다. 서버를 복구한 13일 오전도 판매 시작과 동시에 준비한 수량이 모두 매진됐다.
도가 감자 판매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도내에 쌓여 있는 감자가 약 1만 1,000톤(8%)에 달하기 때문이다. 학교 개학 연기와 외식 불황으로 일반 식자재로 판매가 감소했고 기업, 군부대 등과의 납품 계약도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도가 농민들에게 박스비, 포장비, 택배비, 카드 수수료 등을 지원하기로 하고 저렴한 가격에 감자를 판매하기로 한 것.
감자 판매는 전량 소진될 때까지 가격 변동 없이 계속된다. 도는 구매 경쟁을 벌이지 않아도 물량이 충분하니 천천히 주문해달라 당부하기까지 했다.
호응이 너무 뜨겁다 보니 출고량을 늘려달라는 주문도 쏟아진다. 도 관계자는 “저장고에 있던 감자다 보니 싹이 나거나 상처가 있는 것도 있어 이를 선별하고 포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물량이 너무 많아 인력이 부족하다. 출고량을 더 늘리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 지사가 농특산물 SNS 홍보로 대박 행진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최 지사는 도루묵 풍어로 재고가 쌓이자 SNS를 통해 도루묵 홍보에 나서 11억 2,600만원어치의 도루묵을 팔았다. 2014년에는 감자를 홍보해 판매 수익 4억 3,700만원을 기록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